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 지난 7월 한 달 중 무려 23일이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나 삼우일청(三雨一淸)을 실감케 했다.

게다가 8월에는 18일 현재까지 단 5일 만 비가 오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돼 올 여름 전체가 장마 기간이나 다름 없었다.

1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충청권은 지난 6월 22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이날까지 57일 중 46일 동안 비가 내렸다. 특히 지난 7월 7일부터 16일까지 10일 연속 비가 내렸고, 이어 21일부터 8월 1일까지 12일 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가 쏟아졌다.

이렇다보니 강수량도 기록적이다. 지난달 전국의 강수량은 평균 474.8㎜로, 강수량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을 기록했는데, 충청권은 586㎜로 전국 평균을 100㎜이상 넘어섰다.

비가 자주 내리고 해가 뜨는 날이 줄면서 평균 온도는 눈에 띄게 내려갔다.

1년 중 가장 무덥다는 8월이지만 지금까지 평균 기온은 25.7도로 전년 28.0도보다 2.3도나 낮아졌다.

올해 특히 비가 자주 내리는 것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장기간 우리나라 상공에 머물면서 발생하는 대기불안정으로 습기가 많이 유입됐고, 특히 대만 부근의 열대저압부로부터 많은 수증기의 공급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5호 태풍 메아리와 제9호 태풍 무이파 등 여름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면서 쉴 틈 없이 비를 뿌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철 정상적인 북태평양 고기압은 중국까지 확장되는데, 올해는 제대로 확장하지 못하고 가장자리가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대기가 불안해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안정한 대기 상태로 국지성·돌발성 호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로 인해 부족한 일조량으로 작물 발육이 늦어지고 과일이 제대로 영글지 못하는 등 작황에도 상당한 지장을 줄 전망이다.

한편 이번 비는 주말동안 잠시 그쳤다가 다음 주인 22일부터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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