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지난 지방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충북장애인스포츠센터가 표류하고 있다.

17일 충북도와 청주시에 따르면 양 기관은 청주시에 오는 2013년까지 부지면적 2만 8000㎡에 다목적체육관, 실내수영장, 실외 경기장, 숙소 등을 갖춘 장애인스포츠센터를 건립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세부논의 과정에서 충북도와 청주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는 밀레니엄타운 인근에 장애인스포츠센터를 건립하자고 요구하고 있고, 청주시는 스포츠시설의 집적화를 위해 흥덕구 강서동에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산배분비율을 놓고도 의견이 상충된다. 이 사업에는 부지매입비 포함 약 194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부지매입비를 제외한 건축비는 약 110억 원 가량이다. 충북도는 이 건축비를 통상적인 광특회계 분담비율에 따라 국비 30%, 도비 35%, 시비 35%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청주시의 재정부담이 막중하다며 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충북도의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청주시가 약 120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시 재정상 어려움이 있다”며 “이 지사의 시책사업비에서 일부를 지원해 달라고 도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곧 협의가 끝날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사정은 녹록지 않다. 청주시가 일반 체육시설보다 도비 부담을 높여 줄 것을 요구하며 버티는 것은 이 사업이 이 지사의 공약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사업이 지연되더라도 청주시는 큰 부담이 없다. 애초 충북도가 직접 건립하려했던 이 사업은 충주시와 제천시가 각각 장애인스포츠센터 설치를 요청해오면서 지자체 사업으로 넘어가게 됐다. 충북도는 청주시의 요구를 들어주면 충주시와 제천시도 동일한 조건을 적용해야 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충북도로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충북장애인스포츠센터 계획이 변경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초 청원군 남부 지역 건립이 검토됐지만 이 지사가 장애인의 이동에 불편이 우려된다며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충북도는 청주시 주중동 밀레니엄타운 부지 내에 건설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이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부 반발에 부딪혀 새 부지를 물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충주시와 제천시의 요구로 다시 지자체 사업으로 넘어가게 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원래 계획에서 차질이 발생하긴 했지만 청주시와 협의가 진행 중이고 잘 마무리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지사의 공약대로 오는 2013년까지 완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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