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대학생들의 생활관(이하 기숙사) 입주 경쟁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대학생들의 주거 비용 문제가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원룸(자취)이나 하숙에 비해 저렴한 기숙사에 입사하려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지역 각 대학 등에 따르면 기숙사 입사생은 대전지역 이외 거주자 및 단체생활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에 한해 성적(평점)순으로 선발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의 경우 국가유공자 자녀, 기초생활 수급자 자녀, 1가정 2자녀 등은 우선 선발한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최상위권 성적 학생이 기숙사 입주 선발에서 탈락 하는 등 그야말로 기숙사 입주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실제 충남대의 경우 지난 1학기 기숙사 입사 신청자 모집 결과 지난해 신청자 3700여 명보다 72% 증가한 5150명이 지원, 최종 2600명을 선발했다.

더욱이 3차에 걸쳐 성적순으로 선발한 결과 평점 4.5점 만점에 합격 한계선 4.0점대를 유지해야 합격하는 진기록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2학기 기숙사 보충인원 선발에서 남학생의 경우 405명이 신청해 53명이 합격, 8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선발 최저학점은 4.25점을 기록했다.

여학생 역시 480명 신청에 80명이 합격, 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선발 최저학점(09학번까지 합격)은 4.214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 거주 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한밭대의 경우 최근 350명을 뽑는 2학기 기숙사 입사생 2차 모집을 마친 결과 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대학 관계자는 “성적 기준 2.5점 이상이 돼야 기숙사 입사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어 성적 미달 입사 희망 학생까지 더하면 신청 인원이 더 많았을 것”이라며 “대전에 거주 하면서도 기숙사에 입사하기 위해 타지로 주소지를 위장, 변경하는 학생들이 다수 있어 최근에는 학부모 주민등록 등본도 함께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숙사에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한 학기 이용료가 적게는 40만 원대(식비 미포함)에서 110여 만 원까지, 같은 기간 자취·원룸비보다 100~150만 원 가량 저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학생 최 모(21) 씨는 “지난 학기 성적을 4.0점대까지 끌어올려 기숙사 입사를 지원했지만 떨어졌다”며 “상벌점제도, 출입제한 시간 등 구속되는 부분이 많아 기숙사 입사를 꺼려했던 학생들까지 기숙사 입사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숙사 입사경쟁이 치열해지자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입사를 사정하기도 하고, 총장에게 힘겨운 사연을 전하는 편지까지 보내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대학 관계자의 전언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2학기 기숙사 보충인원 선발이 모두 끝났지만 현재까지 학부모 및 학생들의 기숙사 입사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매년 새학기에 들어서기전 학부모 청탁은 물론 허리띠를 졸라매는 학생들 사이에서 입주전쟁이 치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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