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용혁 박사는 태양열을 이용해 미래 청정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하는 ‘초고온 고집광 태양로’ 기술을 개발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최근 우리나라에서 태양열을 이용해 미래 청정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하는 ‘초고온 고집광 태양로’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태양광을 1만 배로 모아 만든 2200도 이상의 고온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아시아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5번째다.

개발 주역인 강용혁 박사(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태양열지열연구센터)는 우리나라 태양열에너지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자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이다.

그가 태양열 연구를 처음 접한 것은 1980년 대 초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에 있을 때이다.

당시는 2차 오일쇼크가 지나간 지 얼마 안됐던 때로, 우리나라에서는 태양열 연구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시절이다.

강 박사는 평판형 집열판을 연구하면서 태양열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곧 에너지연에 발탁돼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강 박사는 “남들이 안하던 태양열 분야를 연구하면서 재밌기도 했지만 어렵기도 했다”며 “최초로 시도하는 분야이다 보니 실험용 도구나 기기도 구하기 힘들어 직접 용접을 해 만드는 경우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에너지연에 둥지를 튼 그는 곧 1988년 자연 대류형 태양열 온수기를 제작하고, 이어 1990년 초반에는 세계 어디에도 없던 방식의 상변화형 태양열 온수기 개발해 성공해 국제특허를 출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대로 된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내부 진공이 중요 변수인 집열기는 그 회로 형태에 따라 증발 조건도 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형태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강 박사는 아예 열 개의 서로 다른 형태의 회로 모델을 만들어 동시에 실험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동시에 실험하려면 일출 전 새벽부터 세팅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맑은 날이면 휴일도 없이 실험에 몰두해야 했다.

강 박사는 “이렇게 1년간 실험을 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했고, 실험도 보기 좋게 성공했다”며 “무엇보다도 풍부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상품화가 더욱 쉬워졌던 것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렇게 개발된 태양열 집열기와 축열조 관련 기술은 많은 특허 출원과 함께 바로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돼 산업현장에서 생산됐다.

아울러 강 박사는은 신생 연구분야에 속하던 태양열 연구가 당시 국제기준에 적용되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국제기준에 맞춰 다시 정비하는 작업도 완료했다.

이어 1995년, 강 박사는 보다 고차원 연구인 중고온 태양열 연구로 시선을 돌렸다.

당시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기에 반대도 심했지만, 강 박사는 연구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처음엔 기술이 없어 외국의 것을 들여와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역설계 과정을 거쳤다. 당시는 이를 국산화만 시켜도 좋은 테마라고 생각했지만, 강 박사의 생각은 이미 앞서나가고 있었다.

그는 다음 단계로 보급도 가능하고 수출도 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일단 시스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결론졌다. 그 결과는 2000년 대로 접어들며 바로 나타났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우리 기술로 개발한 타워형 태양로의 실증 설비가 진출했고, 2002년에는 중국으로부터 태양열 발전 공동개발을 제의 받아 올 초 아시아 최초로 1MW(메가와트)급 타워형 설비를 건설했다.

또 최근에는 미국과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5번째 초고온 태양로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고온에 반사경이 녹고 구조가 틀어지는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강 박사을 비롯한 연구팀의 열정으로 문제점을 하나하나 극복했다.

게다가 실험실 단계에서 나온 특허를 기업에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스템을 만들고 공정까지 검토하기 때문에 기술이전의 완성도도 높았다.

때문에 관련 산업계에서 강 박사는 ‘해결사’나 ‘구세주’로 통한다.

강 박사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태양열 연구분야에 충분한 연구인력이 부족하지만 함께 하는 연구원들이 ‘일당 백’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강 박사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사회에 남김 없이 주고 싶어 한다.

특히 태양열 발전 분야는 미래 블루오션으로 비중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2020년까지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면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강 박사는 “퇴직할 때까지 우리 연구원의 기술이 세계 선두에 설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특히 태양열 발전은 향후 5년 후면 세계 일류 수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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