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촉발된 국제금융시장 충격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금통위는 11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연 3.25%로 유지키로 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미국과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등 글로벌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물가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으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여파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이 금리 동결 배경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재정위기 우려가 높아지는 등 전세계적으로 경제·금융 관련 위험요인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격월로 오르면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2년 3개월만에 처음으로 지난 3월 연 3.0%로 올라선 뒤 석 달만인 지난 6월 연 3.25%로 인상됐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소비자물가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하락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농산물가격 상승 및 수요 압력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금융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 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보다 6.5% 올라 지난 4월 6.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둔화하다 계절적 요인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반등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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