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툭하면 들려오는 비 소식에 지역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김 모(30) 씨는 요즘 담배와 한숨만 늘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내리는 비에 지난해 여름보다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 데다 강풍과 폭우에 훼손된 시설물을 보수하느라 적잖은 비용이 들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김 씨는 “골프장 특성상 비가 내리면 운영이 어려워 일기 예보를 보며 그날 날씨에 따라 울고 웃는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년보다 잦은 비 소식에 여름철 수입에 의존하는 일부 업체들이 생계에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한 달간 대전지역에는 223.1㎜의 비가 내린 반면, 올 7월엔 두 배가 넘는 587.3㎜를 기록했고, 연일 비가 오면서 강우 일수 역시 늘어난 상태다.

여름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판매업자 조 모(40) 씨는 비가 내려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의 주문이 줄어들어 울상이다.

조 씨는 “지난해 하루 10건 이상 들어오던 주문이 올해는 3~4건으로 줄어든 데다 연일 장대비에 에어컨 배달이나 설치역시 쉽지 않다”면서 “여름 같지 않은 날씨 탓도 있지만 매일 같이 내리는 비가 더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요즘 한창 일감이 넘쳐야할 할 건설업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설 중장비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양 모(54) 씨는 지난달 총 현장에 나간 일수가 10여 일 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일도 없이 고스란히 기사 월급과 기계 관리비 만 지출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벌써 한 달 만에 500만 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중장비 노동조합 파업이 수일간 이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문제는 올 여름 장마가 이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날씨에 민감한 업종 종사자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 씨는 “벌써 여름이 거의 끝나갈 때인데 매일같이 비가 내리니 올 여름 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겨울은 공사 금지 조치로 일감이 없어 힘든데 이제 여름 비까지 걱정해야 하니 다른 사업거리를 찾아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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