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서부 도심의 악취 발생지로 의심을 받고 있는 흥덕구 휴암동 광역 쓰레기매립장(사진 위)과 청주산업단지 전경.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녹색수도 청주'를 표방하고 있는 청주시가 십 수 년째 고질민원인 청주산업단지 인근 악취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인근 서부도심 개발 가속화에 따른 향후 인구유입 증가요인을 감안하면 서둘러 대대적인 악취 해소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과 복대동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청주산단 입주 업체가 밀집된 흥덕로 주변 일대에서 동물의 모발을 태우는 듯한 역겨운 냄새가 밤낮으로 진동해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다.

또 새벽시간대는 인근 부모산 방향으로부터 서북풍을 타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자극적인 냄새가 더해져 기침을 유발시키거나 비위가 약한 사람의 경우 헛구역질이 나 창문을 열어놓을 수조차 없다는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지역주민들에 의해 악취의 근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곳은 대략 3곳이다.

우선 청주산단에 입주해 있는 특정 제조업체가 산업폐기물을 소각하거나 원자재 처리과정에서 무색의 연기와 냄새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산단내 폐수처리장 시설과 부모산 자락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장 및 소각장 시설에서도 바람을 통해 주거지역까지 냄새가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 이모(49·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씨는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은 새벽시간대에 기침이 날 정도의 냄새가 날아와 아무리 더워도 창문을 열어놓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특히 심할 때는 두통이 발생해 인체 유해여부까지 의심될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악취에 의한 인근주민들의 고통이 끊이질 않고 있지만 관리감독기관인 청주시는 미온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악취발생요인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악취배출 검사 결과 모두 허용기준치 내이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악취발생요인이 법적 허용기준치 이내라 하더라도 주민들이 느끼는 악취정도는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총량이 되기 때문에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 일부 선진국의 경우 이같은 이유로 악취문제에 대해서도 폐수와 마찬가지로 총량규제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악취문제에 대한 주민불만이 청주시 행정전반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민 박모(55·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씨는 "조만간 인근 택지개발이 완료되면 약 5000세대 이상의 입주가 예상되는데다 당장 내년이면 백화점까지 들어오게 되는데 과연 그 때가서도 지금처럼 법타령만 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지역인사는 "악취민원 하나 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청주시가 과연 나무만 심는다고 '녹색수도 청주'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더 이상의 민원확대 방지를 위해 대대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개별시설에 대한 정기점검을 강화하고 악취발생 우려지역을 별도관리하고 있지만 악취에 대한 원천적인 방지가 사실상 쉽지 않다"며 "도시개발에 따른 악취관리요인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산단 입주업체 등과 협력해 다각적인 방지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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