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평범한 직장인들도 금융 분야의 전문가가 다 된 것 같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지난해만 하더라도 신문에 나오는 금융전문 용어에 대해 이해를 못하겠다던 사람들이 이제는 경제 분야 전문가 뺨치는 시나리오를 펼쳐보일 정도다. 요즘 이들이 하는 말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현재의 난국에 중국의 위기가 합세하면 지난 97년 외환위기처럼 어려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이 있다. 영국의 경제잡지인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현재 중국 경제는 '12개월 산업생산 성장률' 등이 하락하고 있어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일본 노무라연구소의 연구원의 말을 빌리면 올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수출은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 2001년 ‘닷컴 버블’ 붕괴 때와 맞먹는 수치라고 한다.

반면에 좋은 소식도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현재 유럽이나 미국과 비교하면 경제상황이 그나마 나은 상태이고 한국과 중국, 인도,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은 이자율도 여러 번 내렸다. 또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시름 놓을 수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선진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자국의 지속적인 저성장과 기업 및 개인의 파산과 긴축정책, 수입감소, 실업율 증가 등으로부터 오는 영향은 중국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확률적으로는 발생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만일 중국 경제가 무너지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둘째로 현재 미국이나 국내주식 가격이 이미 ‘바닥’을 쳤다고 한다. 지난해의 예를 들면 5월 20일부터 130여 일간 주가는 무려 47% 정도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 1997년 6월 17일부터 148일간 하락한 55%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자율 하락과 여러 가지 경기부양책들이 쏟아지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따른 진정한 피해의 크기도 가늠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지난 1997년에는 아시아권이 경제위기에 휩쓸렸지만 현재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 쉽게 회복한다고 전망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주가가 이미 바닥을 지난 상황이라고 분석하는 견해는 다소 무리라고 볼 수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 역시 빨라야 올 하반기에나 경기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셋째로 우리나라의 부동산 대폭락을 예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물론 부동산 경기부양 대책 및 규제완화, 금리인하, 수요에 비하여 여전히 부족한 공급량과 부동자금 및 토지보상금 등의 넘치는 유동성 등 대폭락을 막을 수 있는 장치들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 2006년 한해에만 27% 정도 상승한 서울 강남지역의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막을 길이 없다고 본다. 버블은 반드시 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도를 낸 건설사가 상당수에 달하고 가계부채의 불안정성이 증가했고 전 세계적인 집값하락 도미노 현상 및 아파트 미분양 물량증가 등이 올해 부동산 시장의 우울한 전망을 대변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정부는 위기를 탈출해 조기회복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 많은 기업체 CEO들은 “지금은 위기가 아니고 기회이며 그것도 정말 좋은 기회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 많은 비관적인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이 말이 현실화 될 수 있을까? 그러기를 바랄 뿐이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