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직장인 권모(35·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씨는 퇴근 길에 경미한 접촉사고를 당했다. 다음날 권 씨는 차량을 수리하기 위해 정비소를 방문했지만 수리 기간에 3~4일이 소요된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평소에는 늦어도 다음날이면 수리가 가능했을 테지만 고장 차량 수리 접수가 폭주해 빠른 시간 내 수리는 불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사례2.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에 거주하는 김모(27) 씨는 휴가를 떠나기 전 차량 안전점검을 받기 위해 정비소를 찾았다. 김 씨는 엔진오일과 에어컨 필터 교환 등 장거리 운전을 대비해 기본 점검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 씨는 정비소 직원으로부터 오늘은 수리할 차량이 너무 밀려 다음날이나 돼야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타 정비소 2~3곳을 더 수소문해 봤지만 수리기한이 오래 걸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달 초까지 퍼붓던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차량이 늘면서 도내 자동차 정비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더욱이 집중호우가 끝난 뒤에는 본격적인 한여름 무더위도 기승을 부리면서 차량 고장 원인에 한몫을 하고 있다.

9일 충북지역 자동차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차량에다 급격히 무더워진 날씨로 도내 각 정비업체마다 차량 수리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특히 침수차량의 특성상 분해 후 젖은 부품을 건조한 뒤 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차량보다 수리 기간이 3~4배 이상 소요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뒤늦게 고장난 차량을 수리하러 정비업체를 찾은 차주들은 접수조차 하지 못한 채 보름 이상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청주 흥덕구 신봉동 기아자동차 청주서비스센터를 찾는 운전자는 하루 평균 300여 명으로 예년(230)보다 23.3% 늘었다. 이 업체에 접수된 고장 차량 중 20%가 침수 피해 차량, 냉각수 이상으로 인한 엔진과열 등으로 인한 접수차량은 40% 정도다.

밀려드는 고장 차량접수에 직원들도 정신이 없긴 마찬가지다.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는 차량 고장을 제외하곤 평소 직원 1명당 3~4대의 차량을 전담하고 있지만, 지금은 기본이 5대로 늘었다. 규모가 작은 정비업체의 상황도 비슷하다.

인근 봉명동 A자동차정비업체는 지난달 말 접수된 침수차량 2대의 수리가 아직 끝나지 안은 데다, 사고 차량까지 겹쳐 협소한 공간에 차량들이 가득 차 있다 보니 일반 수리 접수는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있다.기아자동차 청주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고 운영하는 직영 서비스센터의 경우 침수차량들에 여름철 잔 고장 차량들까지 겹치면서 눈코 뜰 새 없는 실정"이라며 "당분간 접수를 하고 수리를 받기 위해서는 3~4일은 족히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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