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직원을 없앤 ‘무인모텔’이 최근 충북지역에도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변질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도심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무인텔은 최근 청원 오창과학단지 유흥가 등 충북지역 도심 곳곳에 파고들었다. 무인텔은 기존 모텔과 달리 카운터 등에 직원이 없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출입이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늦은 저녁 ‘입·퇴실까지 원-스톱(One-Stop) 서비스’라고 선전하고 있는 청원 오창과학단지 호수공원 근처의 한 무인모텔. 무인텔 입구로 들어서자 종업원 대신 아무도 없는 계산대가 손님을 맞았다.

계산대 옆 안내판엔 무인텔 이용방법, 주의사항 등과 함께 객실 사진과 가격이 나와 있고 그 아래 자그마한 전구가 달려 있는데 30개 중 2개에만 불이 들어와 있었다.

전등불이 켜진 방은 빈 방이라는 뜻이다. 무인텔 이용방법은 비교적 간단했다. 전등불이 켜진 방을 확인하고 객실로 올라가자 현금계산대가 나왔고 돈을 넣자 방문이 열렸다.

무인텔에 들어서서 객실에 들어설 때까지 직원이나 어느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았고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를 제외하면 지켜보는 눈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처럼 입실부터 계산까지 모든 것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는 점은 청소년들이 쉽게 드나들 수 환경이 되기에 충분한 셈이다. 충북지역에 무인텔은 어림잡아 20여 곳.

이 중 청원 오창과학단지 인근에만 10여 곳이 몰려있고 상권이 발전하면서 이 지역의 무인텔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숙박업소는 무인, 유인으로 분리돼 신고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인텔 숙박도 성인인증 절차 확보 등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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