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이어 집중호우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배추와 무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공급 과잉으로 바닥을 쳤던 배추는 포기당 4000원을 넘어섰고 고랭지무 역시 개당 3000원을 넘나드는 등 대란 수준은 아니지만 출하량 감소로 인한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8일 농수산물유통공사 가격정보 등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역 배추(고랭지) 소매가는 포기당 4500원, 무는 개당 3000원을 기록했다.

3월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배추의 경우 7월초 포기당 2000원을 밑돌았지만 7월말 3000원을 넘어선 뒤 지난 4일 4000원선까지 돌파, 한 달만에 두배 가량 가격이 치솟았다.

무 역시 지난 7월초 개당 1300원이던 것이 불과 한달여 만에 두배 이상 가격이 급등하며 가격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무의 경우 일주일만에 30% 가까이 가격이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평년 가격의 두 배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주부 박모(53·대전 중구) 씨는 “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가 배추와 무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얼마전까지 가격이 폭락해 산지에서 배추를 갈아 엎는 보습을 본 거 같은데 언제 이렇게 오른건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같은 배추·무 값 상승 원인은 최근 계속되는 기상 악화로 상품가치가 크게 하락한 것은 물론 각종 병충에 따른 피해로 인해 출하량이 15%이상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치솟는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가 지난 6월 수매한 저장 봄배추 500t 가량을 방출하고 중국산 배추 수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출하량 감소분을 만회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집중호우가 끝나더라도 배추 속이 썩는 무름병이 번지고 있는데다 불볕더위에 따른 출하량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 역시 긴 장마로 파종이 지연되면서 이번달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8%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8월 중순까지 최고 50% 이상 가격 상승을 보인 후 9월 이후에나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소는 "올해 8월은 예년과 강수량은 비슷하지만 기온이 높을 것으로 보여 기상변수에 따라 작황이 좀 더 나빠질 경우에는 가격이 더 큰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고랭지 배추와 무는 추석이 끝나는 9월 중순 이후에나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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