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서남표 총장 부임 이후, 비전공 계절학기 수업을 대폭 줄이면서 일부 재학생들이 학점교류 협약을 맺은 인근 대학으로 수년째 대거 원정수강에 나서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자신의 전공에서 벗어난 새로운 학문들을 배우고 싶어도 KAIST 내에서는 수강할 수 없는 처지라는 점을 고려할때, 학교 측이 전문 엘리트 교육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8일 충남대 등에 따르면 이번 여름 계절학기 수강을 신청한 학생은 모두 397명인 가운데 이 중 300여 명이 KAIST 재학생이다.

KAIST는 개설되지 않은 과목의 경우 학생들이 충남대에서 강의를 듣고 학점(12학점까지 가능)을 취득할 수 있는 학점교류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Pass-Fail(등급 없이 합격-불합격만으로 처리)로만 성적에 포함, 평점에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상당수의 재학생들은 평소 관심분야에 대한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원정 수강을 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대에서는 비교적 평점 부담이 없으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느껴볼 수있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작 KAIST 재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 충남대 재학생들은 학점 취득 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남대 관계자는 "카이스트는 Pass-Fail로 성적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충남대에서는 성적 등급을 매기는 학점을 준다”며 "(KAIST 재학생들로 인해)본교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계절학기를 같이 수강하고 있는 KAIST 재학생들에 대한 충남대 재학생들의 반감도 적지 않다.

김 모(21) 씨는 "방학을 반납하면서까지 계절학기를 듣고 있지만 KAIST 재학생과 경쟁을 해야 만 해 좋은 학점을 취득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이스트 학생들은 충남대 학생과의 경쟁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카이스트 한 학생은 “오히려 충남대 교수 및 강사들은 자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KAIST 학생들의 성적에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있기도 하다. 학내 게시판에 사례들이 올라와 있다”며 “몇몇 소수 학생들이 성적표 상 좋은 학점을 남기고 싶어 원정 수강에 나서는 경우도 있겠지만 새로운 과목 수강이나 타 대학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KAIST 관계자는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수강하도록 하는 등 활발히 학점교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견문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등 다방면으로 학점교류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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