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성행하고 있는 여성대리운전기사 성매매가 충북 청주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전통적 성매매'가 줄어들면서 '섹시대리' 내지 '호스티스대리'로 불리는 변종 성매매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모(36·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씨는 최근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마친 뒤 차에 꼽힌 전단지를 보고 대리운전을 불렀다. 20여 분 후 짙은 화장에 짧은 치마를 입은 30대 중반의 여성 대리운전자가 도착했다.

차 열쇠를 건넨 이 씨는 조수석에 앉아 목적지를 알려줬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가 되자 이 씨는 여성에게 ‘은밀한 거래’를 제안받았다. 여성은 “술이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 괜찮다면 바람 좀 쐬고 가는게 어떠냐”며 우회적으로 성매매를 제의했다. 이 씨는 “대리운전하면서 이런 것도 하느냐”고 묻자, 여성은 “원래 (성매매를) 하지 않았는데 워낙 원하는 손님들이 많다보니 얼마 전부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제안을 받아들이자 여성은 능수능란하게 차량을 몰고 비하동의 한 야산 근처 공터로 이동해 주차했다. 이 씨가 여성에게 준 화대비는 5만 원.

최근 성행하고 있는 일명 ‘섹시대리’로 불리는 여성대리운전기사의 성매매는 대부분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운 뒤 즉석에서 이뤄지는데다, 현금으로만 거래하다 보니 전혀 노출이 되지 않고 있다. 손님이 원할 경우 모텔 등에서도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대리운전 업체에서도 여성기사들의 성매매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워낙 손님이 많다 보니 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업수법도 비교적 단순하다. 유흥지역에 주차된 차량에 ‘섹시대리운전' '여성 대리운전자 항시 대기'의 문구가 적힌 전단지를 뿌리거나, 무차별적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통해 남성 손님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업체는 손님이 전화를 걸어오면 여성 운전자의 연령대와 스타일을 물으며 성매매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리운전일에 나서고 있는 상당수 여성이 매춘 여성으로 오인받아 수난을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경찰 관계자는 “대리운전기사 성매매가 청주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단속을 통한 적발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잠복근무를 통해 성매매 현장을 적발해도 ‘연인사이’라고 잡아떼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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