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인상을 위한 낙농 농가들과 우유업체들의 최종 협상이 오는 9일로 연장되는 등 한 치 앞도 볼 수 없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오는 10일 전국 낙농인들이 무기한 납유 거부 등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져 마지막 협상을 앞두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한국낙농육우협회와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5일 최종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원유가격 결정을 위한 낙농경영안정 소위원회 활동기간을 9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이는 당초 정해진 최종시한을 넘기는 것이지만 낙농 농가들이 협상 결렬에 따른 납유 거부 시점을 10일로 잡은 만큼 양측에 협상의 기회를 더 준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지난 5일 협상 당시 생산자 측과 수요자 측의 원유가 인상 폭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게 수평을 달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8일 개최되는 '제10차 소위원회'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동안 9차례에 걸쳐 진행됐던 협상에서 낙농농가 대표들은 현행 ℓ당 704원에서 173원을 인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우유업체 대표들은 81원 인상안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농진흥회가 ℓ당 103원과 119원의 두 가지 중재안도 제시했지만 양 측 모두 이를 거부하면서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이런 상황에서 재협상이 이뤄지더라도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전국 낙농 농가들의 집단 납유거부로 전국의 '우유대란'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실제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충북지역 낙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400여 농가 모두 이번 집단 투쟁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400여 농가에서 하루 평균 수급되는 원유량은 280t으로, 이들 농가에서의 공급이 모두 끊길 경우 대형할인점을 제외한 중소유통업체나 학교급식 등 모든 부문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실례로 지난 3일 하루에 걸쳐 진행된 전국 낙농 농가들의 한시적 집단 원유공급으로, 도내 280t의 원유공급이 중단되면서 일부 대형할인점과 우유배달업체 등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군 내수읍에서 낙농업에 종사하는 김모 씨는 "업체 측에는 단순히 원유가 인상을 요구하는 투정정도로 비칠지 모르지만 낙농 농가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며 "협상 결과에 따라 도내 낙농 농가들도 뜻을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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