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와 기습폭우 등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충북도내 농가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긴 장마에 제철과일은 직격탄을 맞았고, 밭작물은 각종 병해충에 걸리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수농가 직격탄

긴 장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과수농가다.

초여름 입맛을 돋우는 수박과 복숭아는 출하시기를 맞았지만 제대로 수확을 하지 못하는데다, 그나마 수확한 과일은 일찍 찾아온 장마 탓에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당도가 떨어져 판매가치가 없을 정도다. 최근 내린 폭우로 채 익지도 않고 떨어진 과일도 셀 수 없다는 게 농가들의 전언이다. 특히 수박과 호박 등 박과류 작물은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 탄저병과 역병 등에 걸린 경우도 상당수다. 상추·양상추·배추 등 하우스에서 경작하는 엽채류 역시 잦은 비로 짓무름 현상이 나타나고,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선도저하로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다. 오이·호박 등의 과채류는 일조량 부족으로 정상적인 발육이 어려운 실정이다.

◆밭작물은 병해로 시름

기습적인 폭우과 지속되는 장마로 밭작물은 병해로 시름하고 있다. 담뱃잎은 누렇게 썩어 들어가고, 고추와 감자엔 탄저병과 역병에 걸려 수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조량 부족으로 피해를 보기는 벼농사도 마찬가지다.

벼 재배농민 이모(52) 씨는 “예년에 비해 많이 자랐어야 하는데 긴 장마 탓에 햇빛을 보지 못해 크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고추 탄저병 및 역병의 발생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데다 장마가 지속되면서 피해가 크다.

장마기간에는 비와 해충이 자라기 적합한 25~30℃의 온도가 유지되면서 고추의 병해충피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충북도 농업기술원이 최근 도내 고추 주산지인 괴산군과 음성군 지역, 청주의 주요 고추재배지를 대상으로 병해충 밀도를 조사한 결과, 외래해충인 담배가루이는 6월 20일까지 한 트랩당 2~5마리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했으나 7월초에는 트랩당 44.6마리로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85.4%나 증가했다. 또 꽃노랑총채벌레는 7월 초 한 트랩당 294.4마리로 지난해 같은 시기 보다 17.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저한 방제가 예방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철저한 방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벼 흰잎마름병은 농수로의 오염된 물에 의해 주로 전염되기 때문에 주변의 줄풀, 겨풀 등 기주식물을 제거하고 지하수 등 깨끗한 물을 이용, 예방위주로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고추, 배추, 무 등 원예작물의 경우 장마가 길고 비가 잦은 해에 탄저병이 많이 발생함에 따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며 특히 병든 과실은 발견 즉시 제거하고 두둑을 높게 해 물 빠짐을 좋게 해야 한다.

역병은 토양의 병원균이 물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배수관리를 철저히 해주고 약제를 살포할 때는 땅 닿는 부분까지 약액이 충분히 묻도록 살포한다.

토마토 풋마름병, 잎곰팡이병, 흰가루병은 장마후 고온다습하면 발생하는 병으로 발병된 토마토는 즉시 제거하고 발생 초기에 적용약제를 살포한다. 특히 수박, 오이에서 발생하는 목화 진딧물은 올여름 잦은 비로 살충제를 제때 살포하지 못해 밀도가 늘어나고 있어 비가 오지 않는 날을 이용, 적용약제를 살포한다.

도농업기술원은 "장마 중에도 비가 그친 틈을 이용해 적용약제를 뿌려줘야 하며, 배수구 등을 철저히 정비해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벼와 밭작물, 시설채소, 사과, 배 과수원도 예찰을 철저히 해 각종 병해충을 예방 또는 초기에 방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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