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 오는 2016년 혹은 그 이후의 전국체전 유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청주시와 청원군의 공동개최지 선정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현재 2015년 전국체전 유치를 놓고 서울과 강원이 경쟁 중이다. 우선 2016년 전국체전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충북은 서울과 강원의 경쟁 결과에 따라 2016년 혹은 그 이후라도 전국체전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체전 주개최지 선정을 놓고 청주시와 충주시가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주개최지 유치 의사를 보인 것은 충주시다. 충주시는 올해초부터 충북이 전국체전을 유치한다는 전제하에 충주시 개청 60주년을 명분으로 주개최지로 선정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비록 우건도 충주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했지만, 3일 충주시의회를 상대로 간담회를 갖는 등 유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청주시는 충북의 수부도시로서 충북의 체육인프라 조성을 위해 주개최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시는 충북도에 제출한 전국체전 주개최지 유치 요청서를 통해 청주 외곽 지역에 4만 석 규모의 종합운동장과 보조경기장 2면을 갖춘 1종 공인경기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체육계에서는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 중인 청주시와 청원군의 공동 주개최지 추진설이 흘러 나오고 있다.

당초 청주시는 전국체전 유치와 관련, 청주시 외곽에 종합운동장을 조성하는 것과 통합을 대비해 청원군 지역에 종합스포츠타운을 건설한다는 두가지 안을 마련했다.

종합스포츠타운 건설안은 지난달 열린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 체육담당자 간담회에서도 논의가 됐다. 당시 간담회에서 충북도도 열악한 충북스포츠인프라 개선을 위해 청원지역에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안을 검토해 볼 것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일 청원지역에 종합스포츠타운을 건설하는 쪽에 힘이 실리면 충주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청주시는 청원군과의 공동개최 카드를 들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체전 유치과정에서는 청주·청원 공동개최지만 로드맵대로 통합이 이뤄지면 통합시에서 개최된다는 점을 강조해 유치 명분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청원지역에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해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해서는 통합 이전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최소 60만㎡ 이상의 부지가 확보돼야 한다. 보상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절차는 통합 이후로 미루더라도 지구단위계획수립 등 행정절차는 통합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누구도 통합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시종 지사, 한범덕 시장, 이종윤 군수가 통합에 합의하고 추진 중이지만, 정치적·역사적으로 얽히고 설킨 청주·청원 통합 문제는 최종 통합에 이르기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만일 청원군이 충북도·청주시와 합의하에 종합스포츠타운 조성을 위한 사전준비를 하다 통합이 어긋나면 청원군 홀로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청주지역 체육인들은 “청주시가 청원군과 통합 분위기 조성을 위한 공동개최 카드를 내놓으면 명분에서 충주시에 앞설 것”이라며 “다만 막대한 부담을 안게 될 청원군의 입장이 변수”라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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