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8일 오전 11시,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힐데스하임 원건설 앞. 쌀쌀한 겨울 날씨에도 20여 명이 피켓 시위를 벌렸다. 원건설이 지난해 인천 청라지구에 공급한 힐데스하임(1284세대) 분양자들이 분양가를 깍아 달라며 몰려 온 것. 이들은 대표를 뽑고 이미 지난 12월 인천에서 1차 집회를 가졌다. 시위 및 요구 조건은 “중도금 1회차를 잔금으로 유예해 달라”는 주장부터 “600만~800만 원 상당의 발코니 무료 확장, 계약금 2회차를 못낸 일부 세대의 연체료 감면” 등 다양했다.

#사례 2.
1000만 원대 분양가를 돌파한 ㈜신영의 지웰시티 1차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지난 12월 1차 총회후 대표자 선출, 건설사 면담 등을 진행해 온 이들은 오는 18일 흥덕구 복대동 모델하우스에서 2차 총회를 열기로 했다. 이자리에서 법적투쟁 등 강도높은 대응계획을 결정하겠다는 복안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신영측에 △인프라 구축 시점까지 입주 연기 △분양가의 30%에 달하는 잔금은 입주 때까지 유예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및 주택경기 한파가 충북을 업습하며 곳곳에서 분양가 분쟁이 빚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2면

분양률이 좋은 아파트는 최근 특판 분양하는 아파트와 비슷한 조건으로 낮춰달라는 주장에 시달리고, 미분양이 산적한 아파트는 “추가 세일은 없냐”는 문의와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분양자 입장에서는 조금 늦춰 아파트를 샀으면 더 나은 혜택 조건에 분양을 받았을 텐데 하고 분양금 내기를 아까워 하고, 건설사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불황으로 자금난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스트레스다.

여기에 최근 분양한 건설사들은 당장 호객행위라도 해서 분양률을 높여야 공사자금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덤핑세일에 나서고 있다.실제, 인천 청라지구에서 청주까지 몰려온 힐데스하임 분양자들은 인근 서해 그랑블, 호반 베르디움, 광명 메이루즈 등은 발코니 무료, 중도금 후불제 등 각종 혜택을 주는데 힐데스하임은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원 건설은 “이미 중도금 후불제 등 혜택을 줬고, 이제와서 계약 사안을 바꿀 경우 형평성이 어긋날 뿐더러 분양가 인하는 건설사의 자금 숨통을 죄어 오히려 분양자에게 더 큰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안은 다르지만 지웰시티 분양자들은 현대백화점 등 주변 인프라가 갖춰질 때까지 입주를 미루고, 평균 2억 원에 달하는 잔금도 입주 시점에 내겠다는 주장이다. 로펌에 법률 검토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 측은 “지웰시티 1차가 차질없이 공사 중이기 때문에 분양가 논쟁은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내부적으로는 도시형 주상복합으로 구상된 아파트이기 때문에 기부채납금이 높고, 건설비용도 큰 것이 부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돈 문제’로 귀결되고 있는 셈이다.

자금줄이 막힌 미분양 아파트의 건설사와 모델하우스들도 비슷한 고민은 마찬가지다.

청주의 경우 복대동 지웰시티 1차(2164가구) 608가구, 용정동 신성 미소지움(1285가구) 431가구, 사천동 남광하우스토리(811가구) 298가구, 사직동 롯데·대우(일반분양 978가구) 269가구, 비하동 계룡리슈빌(540가구) 215가구, 복대동 금호어울림(1234가구) 108, 사직동 두산위브(576가구) 105가구 등이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충북 도내 미분양 아파트는 모두 5346가구로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진 기자 lione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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