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에 이어 재선에 성공한 정용기 대전 대덕구청장이 재임하면서 대덕구에서 기이한 행정이 잇따라 전개되고 있다.

대덕구가 지난 2009년 국·시·구비 35억 원과 체육진흥공단기금 30억 원 등 총 6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건축 연면적 2300㎡ 규모로 개장한 국민체육센터를 한칸짜리 원룸의 월세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간 139만 원의 헐값에 특정업체에 위탁하는 등 미심쩍은 특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탁금액은 1년 늦게 개장한 비슷한 규모의 중구 국민체육센터가 1억 3500만 원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어서 ‘수상한 특혜’에 대한 의혹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덕구 석봉동 금강변 일원에 총 사업비 70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대형 야외수영장 등을 갖춘 금강로하스 산호빛공원 역시, 3년 간 단 한푼도 받지 않고 같은 민간업체와 운영계약을 체결했다. 그 또한 의심쩍긴 마찬가지다. 제 주머니 돈을 들여 만든 것이라도 남에게 돈을 아예 받지 않거나 그런 헐값에 위탁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대덕구가 열악한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각종 시책 추진에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정작 재정수입과 직결되는 이 같은 시설을 공짜 또는 헐가에 위탁한 데 대해 ‘구린내’가 난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뿐만 아니라 대덕구의회 의원 등에 따르면 송촌생활체육공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해 준공된 지 2년도 채 되지않아 벌써부터 공원 곳곳에서 부실공사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또 석봉동 옛 풍한방직 부지(27만 7804㎡)에 금강엑슬루타워 2312세대를 비롯한 대규모 공동주택단지와 상업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석봉동 도시개발사업 역시 ‘쿠린내’가 진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환경문제 등을 우려해 환경당국이 사업 ‘부동의(不同意)’ 의견을 냈지만, 대덕구가 총 분양가격이 8770억 4500만 원에 이르는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승인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덕구는 석봉동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대전시 도시계획위원회에 공문서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왜곡시켜 보고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나 무엇 때문에 이 같은 무리수를 둬야 했는지 각종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사전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하고, 법적·행정적 절차까지 무시하면서 왜 그 같은 도시개발사업을 강행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대덕구의 총체적 비리행정은 정부종합감사에서도 적발돼 정용기 구청장이 경고, 관련 공무원이 징계처분을 받기에 이르렀다.

일부 대덕구의회 의원들도 아파트 건설 시 악취와 소음 등으로 적잖은 민원이 발생한다는 환경당국의 의견을 무시한 채 사업추진을 강행했고, 50층 규모로 과도한 용적률을 적용한 것 역시, 사업 시행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갖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한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의회 행정사무감사나 대전시 종합감사 등의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기관은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특혜의혹이나 의심갈 만한 정황까지 들춰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를 통해 취임한 민선4기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0명이 임기 중 비리와 위법행위로 기소된 것을 보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비리행정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덕구의 잇단 특혜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집권여당 소속의 단체장이라고 해서 어물쩍 넘어간다면 의혹은 또 다른 의혹을 낳고, 민심도 덩달아 흉흉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주민이나 구의원들의 이구동성이다.

일부 불량 단체장들의 탈법·불법 행위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것은 물론, 그 폐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시민 이 모(40·대덕구 읍내동) 씨는 “사정당국이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한 점의 의구심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며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구정행태 및 납득할 수 없는 특혜의혹을 반드시 불식시켜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대덕구 부실행정 의혹사례>

국민체육센터(65억원 투입) →연간 139만원에 특정업체에 위탁
금강로하스 산호빛공원 →3년간 무료로 민간업체와 운영계약
송촌생활체육공원 →준공된지 2년도 안돼 곳곳 부실투성이
금강엑슬루타워 →환경당국 ‘부동의(不同意)’ 의견에 건설 승인
정기종합감사 결과 →단체장 경고, 시정40, 주의 63, 개선·권고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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