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에이스’ 류현진(24)이 또다시 고개를 떨궜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3일 대전구장에서 롯데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어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당분간 재활군에서 회복에 매진할 예정이며 최악의 경우 올 시즌 등판의 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류현진의 부상이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달 가까이 휴식을 취했지만 부상이 재발했고 구속과 제구가 류현진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류현진을 대신해 마일영, 유창식이 선발 엔트리에 등록됐고 장민제는 당분간 불펜 요원을 맡게 된다.

올 시즌 한화에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앞서 한화는 지난 2일 롯데와의 승부처에서 류현진을 불펜으로 전격 투입하는 등 초유의 승부수를 던졌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7회 류현진이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2피안타 1볼넷 3실점을 내주며 패전투수로 전락했다.

이날 류현진의 구위는 급격히 떨어졌고 직구 평균 구속이 140㎞ 안팎이었다.

그의 주 무기인 체인지업도 롯데 타자들 앞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 때문에 올 시즌 류현진은 지난해 기록했던 트리플크라운(탈삼진, 다관왕, 평균자책) 달성도 가시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류현진이 예전 감각을 되찾지 못하는 것일까.

일단 류현진의 실패 요인은 부상으로 인한 오랜 휴식기와 올 시즌 최다 투구이닝을 뿌리며 어깨를 혹사한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또 비교적 빈약한 한화의 타자들 탓에 점수를 내주면 진다는 중압감과 류현진만 올라오면 ‘무조건 이긴다’는 팬들의 틀에 박힌 고정관념이 부작용으로 작용했다.

한 감독은 “일전에 부상당했던 등 근육이 말썽”이라면서 “이번에는 1군에도 동행시키지 않고 재활 군에서 쉬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류)현진이가 또다시 부상이 재발해 안타깝다. 이제는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다. 일단 10일 정도를 지켜볼 계획”이라며 사실상 시즌 아웃을 암시했다.

물론 야구 애호가들의 입장으로선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보는 건 분명히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구단은 류현진의 부상에 대한 우려를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감독은 “내년을 위해서라도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의 미래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류현진의 선발 복귀가 미궁 속으로 빠진 상황에서 한대화 감독의 고민은 날로 깊어만 간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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