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原乳)가격 인상 문제를 놓고 낙농농가들이 우유공급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3일 대전 유성 홈플러스를 찾은 한 시민이 우유진열대를 지나가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원유 공급가 인상을 놓고 낙농육우협회와 우유업체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3일 하루 원유 공급이 전면 중단됐지만, 소비자들은 큰 혼란을 겪지 않았다.

공급 중단이 3일 하루에 한하면서 우유업체가 비축된 원유로 우유를 생산하면서 제품 공급 물량이 큰 차질을 빚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 소비자가 직접 우유를 구매하는 판매처에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의 제품이 입고됐고, 우려했던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오전 홈플러스 대전 유성점의 경우 영업개시와 함께 우유 매대 대부분이 가득 채워져 평상시와 별다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층의 특성상 오후 7시가 지나야 판매 추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지만, 제품 공급량과 오전 판매 추이를 감안할 때 사재기 사태 발생 가능성을 낮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홈플러스 유성점 신선가공식품 담당자는 “당일 입고된 물량이 별 차질을 빚지 않은데다 일선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가면서 급식 우유 수요가 거의 없어 하루 공급 중단으로 인한 흰 우유 부족사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 역시 우유 공급 중단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주부 김모(유성구 봉명동·37) 씨는 “몇 년 전에도 우유대란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최근에도 구제역으로 인해 공급부족 사태가 빚어질 거라 했지만 별다른 혼란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사재기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최모(유성구 상대동·44) 씨 역시 “공급 단가가 낮아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조정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공급가 인상이 매번 제품 소매가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별다른 동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유대란의 불씨는 아직 살아 있는 상황이다.

낙농육우협회가 5일까지 가격 인상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기한 납품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유의 경우 제품 특성상 유통기한이 매우 짧아 공급 거부 사태가 길어질 경우 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공급 거부에 낙농가 100% 가까이가 동참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우유 공급량이 현재의 10%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낙농육우협회는 사료값 30% 상승과 구제역에 따른 유량 감소 등을 이유로 6월 말부터 현행 ℓ당 704원에서 173원 인상된 887원을 요구한 반면 우유업체는 81원 인상된 785원을 고수하면서 40일 넘게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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