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가 환경당국의 지적을 무시하고, 석봉동 도시개발사업을 강행한 가운데 시행·시공을 담당한 업체들마저 당초 환경당국이 지적했던 각종 악취 및 오염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환경당국이 다수의 민원발생을 우려해 사업이 적절치 않다는 '부동의(不同意)' 의견을 냈지만, 대덕구가 무리하게 사업추진을 강행하면서 이와 관련해 정용기 대덕구청장이 정부로부터 경고를, 담당공무원이 징계를 받으면서까지 무엇 때문에 이 같은 사업을 추진했는지, 그 배경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당시 환경당국이 우려한 것처럼 사업 시행 전 측정한 일부 오염도 수치가 사후환경영향 조사에서는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총체적 비리로 얼룩진 대덕구 석봉동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충청투데이가 3일 입수한 옛 풍한방직 이전적지 도시개발사업 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8월 사업이 본격 시행된 이후 2009년과 2010년 2차례에 걸쳐 인근지역의 환경오염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사업지구 인근 4개 지점에서 분기별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는 사업 이전 보다 다소 높아졌으며 신탄진초등학교 지점의 경우 2006년 10월 36㎍/㎥에서 2009년 3월 44.5㎍/㎥로 23%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6월 같은 지점 측정결과 역시 52.6㎍/㎥로 늘었다.

수질 오염도를 나타내는 부유물질 측정 결과, 아파트 건설 현장 인근의 경우 2006년 10월 23.7㎎/ℓ, 2007년 1월 42.0㎎/ℓ 등으로 조사됐으며 2009년 3월에는 76.0㎎/ℓ, 지난해 2월 74.2㎎/ℓ 등 공사 후 3배 가량 증가했다.

또 같은 지점에서 측정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도 2006년 10월 15㎎/ℓ, 2007년 1월 31.1㎎/ℓ이었지만 2009년 3월 57.6㎎/ℓ, 2010년 2월에는 54.3㎎/ℓ 등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인근지역에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역시 공사 전보다 다소 높게 측정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업 추진에 앞서 사업지구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했음에도 불구, 관할구청인 대덕구가 무엇을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사업을 추진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덕구의회 A 의원은 “이 곳은 악취와 환경오염으로 상시 민원 발생지역이고, 대전시민의 상수원인 금강수계가 흐르는 곳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더 엄격한 관리기준을 적용해야 했다”며 “당장은 공사로 인한 결과라고 하지만, 향후 입주 후 발생하는 대규모 민원과 이로 인한 갈등 해소 비용은 오히려 대덕구에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A 의원은 또 “2008년 대전환경기술개발센터의 보고서를 보면 이 지역은 안개 발생 횟수가 잦고 저기압으로 인해 대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대기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덕구 관계자는 “현재 미세먼지나 소음, 수질 문제는 공사가 끝나면 자연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석봉동 도시개발사업의 핵심인 금강 엑슬루타워는) 다른 지역 아파트와 달리 자체적인 저감시설과 환기시설을 갖추고 있어 실내에서는 악취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과 달리 이날 현재 금강 엑슬루타워 견본주택에서 일반 분양예정자들에게 배포한 고객체크리스트를 보면 “사업부지 주변의 경부고속도로 및 고속철도 등으로 인해 소음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사업부지 주변의 공장 등으로 소음, 분진, 악취가 전달될 수 있습니다”라고 시인하고 있어 대덕구가 법적·행정적 절차를 무시하면서, 특히 구청장과 담당 공무원이 징계를 불사하면서까지 무엇을 위해 사업을 추진했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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