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농가들이 원유(原乳)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우유공급을 중단한 3일 충북 청원군 내수읍 구성리의 한 농민이 저장고에 저장된 우유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전국 낙농인들의 모임인 한국낙농육우협회가 3일 원유 가격 현실화를 내세우며 하룻동안 한시적으로 집단 집유거부 투쟁을 벌인 가운데 충북지역 400여 낙농가의 원유 공급도 전면 중단됐다.

이 가운데 이들은 협상 최종시한인 오는 5일까지 원유가 인상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유 납유를 전면 거부하고, 집유한 우유를 폐기처리 하는 등 본격적인 집단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충북낙농업협동조합과 지역 낙농인들에 따르면 도내 낙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400여 농가도 이번 집단 투쟁에 동참하면서 원유가 인상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도내에서 하루 평균 생산되는 280t의 원유공급이 모두 중단됐다.

실제 이번 집유 거부사태로 청원군 168개 농가를 비롯한 진천(60개), 음성(57) 등 도내 모든 낙농가들이 일손을 멈췄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오는 5일 최종협상 시한까지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충북은 물론 전국적인 '우유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말 전국을 초토화시킨 구제역과 계절적 요인으로 원유 수급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 기간 동안에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유 품귀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국낙농유우협회는 지난 5월초 원유 가격 현실화를 위한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최 요구서를 전달했고, 현재까지 7차례에 걸쳐 농식품부와 농협, 낙농진흥회, 낙농육우협회, 유가공협회가 참여한 소위원회를 열어 협상을 진행했지만 서로의 의견차만 보일뿐 성과없이 끝났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ℓ당 173원(24.5%) 인상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반면 수요자 측은 최대 81원(11.78%)원 인상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원군 내수읍 구성리에서 낙농업에 종사하는 김모 씨는 "낙농가들의 집단 투쟁이 생떼를 부리는 식으로 비쳐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치솟는 사료비와 인력비에도 항상 같은 가격으로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달리 업체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소비자 가격 인상을 하면서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현재 원유가로는 젖소들 사료도 제대로 먹이기 힘든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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