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부동산시장이 한겨울 혹한에 떨고 있는 가운데 가격을 대폭 낮춰 다량의 물건을 한꺼번에 매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당 물건들은 시행사가 공사대금을 지불할 수 없어 시공사나 하도급 업체에 대물변제를 한 아파트거나 대부분 장기 미계약된 물량 등으로, 최초 공급 당시보다 20%가량 분양가격이 싸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완공된 대전시 서구 탄방동 LIG건영아파트 101가구 가운데 10여 가구가 대물아파트로 판매대행사를 통해 최초 분양 당시보다 20%가량 싸게 팔리고 있다.

판매대행사는 138.84㎡형(41.99평)를 최초 분양가 3억 5800만 원보다 20% 저렴한 2억 8000만 원선에 매각을 실시 중이다.

164.90㎡형(49.88평)은 처음 공급 때(4억3400만 원)에 비해 20% 싼 3억 4000만 원선이다.

이처럼 싼 값에 처분하는 이유는 시공사나 하도급업체 입장에서 가격을 대폭 낮춰서라도 서둘러 물량을 처리, 자금을 돌리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판매대행사 관계자는 “공사대금을 대물로 받아 싸게 팔고 있다. 싸다는 장점 때문에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高價) 주택가에 위치한 유성구 도룡동 주상복합아파트 ‘더 포엠’도 법원경매를 통해 저가에 나왔다.

인터넷정보업체 한국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내달까지 예정된 ‘더 포엠’ 경매물건은 13건으로, 이들 모두 최소 1회, 최대 4회가량 유찰됐다.

4회에 걸쳐 유찰된 물건의 경우 최초 감정가가 10억 원이었으나 감정가의 24%인 2억 4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오는 2월 16일에 예정된 입찰에서도 낙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유성구 도룡동 주택 구입을 계획한 정 모(33) 씨는 “예전부터 이사는 자녀교육을 위해 계획했던 일이지만 집값 하락세라는 소리를 듣고 이참에 구입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주상복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 내동 탑스빌도 분양전환이 이뤄진지 2년째지만 미분양 물량이 경매로 이어져 무더기로 입찰에 부쳐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매로 내몰린 것은 건설업체와 은행 간의 융자문제로 불거진 것”이라며 “저가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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