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한창인데도, 자녀들의 학원 수강비 걱정을 이유로 휴가를 포기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특히 학원들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결강한 학생들에 대해 수강료 환불도 거부하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학부모 김 모(50)씨는 아직까지 여름 휴가를 갈 것인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무심코 충북 괴산에 위치한 쌍곡계곡 주변 펜션을 예약했지만,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의 학원 수강일과 휴가기간이 겹쳐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30여만 원을 내고 수강하고 있는 방학특강반을 결석하면, 10만 원 가까운 수강료를 손해볼 수 밖에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넉넉하지 않는 살림에 비싼 수강료까지 지불하면서까지 고입 준비를 하고 있는데, 혹여나 휴가로 인해 집중이 흐트러질까 하는 점도 우려되고 있는 대목이다. 학부모 최 모(46)씨는 이번 여름에는 휴가를 아예 포기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두 자녀들의 학원비가 60만 원 가량 되는데, 휴가를 가게 될 경우 휴가비에 학원비까지 더해 수십만 원을 손해본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씨는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놀이공원이나 다녀올 생각”이라며 “학원들이 휴가일수 만큼의 학원비를 환불해주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휴가를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 개정안에 학원 교습시간 3분의 1 경과 전에는 수강료의 3분의 2를 반환하도록 명시했다.

반면, 부득이한 개인 사정으로 수일 간 결강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는 환불관련 규정은 없어 개선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학원비가 워낙 비싸 학부모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휴가마저 학원비 부담으로 포기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선납한 학원비 환불이 어렵다면 수강 등록 시 일정 기간 결강을 미리 알려주면, 그 일수 만큼의 학원비를 빼주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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