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은 3일 통합을 위한 첫 실무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통합 논의에 들어간다.

선진당과 국민련에서 각 3명씩 참여하는 실무협의기구 첫 논의 테이블에는 기구 명칭과 의제, 통합 일정 등의 구체적인 사항에서부터 통합 후 쇄신방안과 정치노선 등까지 당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큰 틀의 안건도 올라올 예정이다.

일단 통합을 위한 물꼬를 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될 수 있지만, 양당 간의 시각차이가 여전하다 보니 실질적인 통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선진당-국민련의 통합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둘로 갈라졌던 충청기반의 정당들이 ‘통합’이라는 모습으로 충청인에게 ‘감동’을 주기에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 당이 실무협의기구를 구성한 배경에는 두 정당이 신경전만 벌이며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자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련의 한 관계자는 “통합에는 뜻을 같이 하면서도 지루하게 시간을 끌다 보면 자칫 통합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우선 협상테이블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난제는 심대평 국민련 대표가 2년 전 선진당을 탈당할 당시와 비교해 볼 때 이회창 대표가 물러난 것 이외에는 선진당의 상황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이다.

심 대표는 당시 선진당의 쇄신을 요구하면서 당을 떠났지만, 이후에도 선진당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심 대표 역시 마찬가지이다. 선진당 탈당 후 국민련을 창당했지만 ‘1인 정당’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결국 양 당 통합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2년 전의 인물들이 다시 합치는 것에 불과할 공산이 크다. ‘도로 선진당’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칫 내년 총선을 위해 다시 합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런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국민련 관계자는 “통합과 혁신의 포인트는 사람이 돼야 한다. 새로운 인물을 동참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합을 통해 선진당과 국민련이 바라는 또 하나의 목표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이다. 현재 16석에 머물고 있는 선진당에 심 대표가 합류하고, 무소속인 이인제 의원까지 동참해 소위 ‘충청권 대통합’을 이뤄낸다면 의석은 18석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한 차례의 성공 경험을 살려 창조한국당(2석)과 손잡아 20석을 채우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인제 의원의 합류 여부도 불투명한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부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이미 일부 의원들의 경우 탈당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어렵사리 마련한 통합 무드가 다시 가라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선진당과 국민련이 한 테이블에 앉아 얼마나 쇄신된 모습을 만들어 낼지에 통합의 성공여부가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 내부적으로 가장 부담되는 것이 도로 선진당이라는 말”이라며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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