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치맛자락 붙잡고 다닐 생각 마라.”

한나라당 강창희 신임 대전시당 위원장은 2일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 주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비 주자들 사이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에 기대 보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에 대한 충고이자, 경고인 셈이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강 위원장은 “(박 전 대표의 인기가 아무리 높아도) 선거를 도와주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무조건 발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도 내년 총선에 출마(대전 중구)를 준비 중이다.

-시당 위원장 취임 소감은.

“걱정이 태산이다.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대전에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내년 총선에서 절반(3석) 이상은 당선시켜야 한다.”

-시당 운영 구상은.

“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이 공천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것 같다. 지역에서 ‘이 사람이 아니면 승리할 수 없다’라는 말이 나오면 당에서도 공천을 줄 수밖에 없지 않나. 지역에서 죽을 각오로 뛰어다니고 지지율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다. 저 역시 ‘강창희’라고 해서 공천이 보장된 것은 없다. 중구에서 강창희가 제일 열심히 한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 또 그래야만 유권자들이 표를 준다. 박근혜 전 대표나 홍준표 대표가 도와준다고 당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천은 물론 당선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예비주자들이 박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가 높은데.

“(박 전 대표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다닐 생각을 말아야 한다. 박 전 대표가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 박 전 대표의 지원사격이 있을 것 같은가.

“박 전 대표도 내년 총선에 올인하지 않으면 본인의 입지가 없다는 사실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총선 8개월 후에 대선이 치러진다. 결국 총선의 결과가 대선을 좌우한다. 총선의 분위기가 대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에게도 이번 총선에서 지면 대선에서 이길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국회의원들을 대거 당선시켜 여당이 되어야 대선에서도 희망이 있다. 아마 박 전 대표도 이번 총선에 모든 것을 걸 것이다.”

- 출마를 준비 중인 지역구(대전 중구) 분위기는 어떤가.

“8년 동안 지역구 관리를 못했다. 지난 4월부터 내려와 있는데 현재로선 난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에게 명백히 지고 있다. 아마 8대 2 정도로.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고 있다.”

-하루 어떻게 보내나.

“대부분의 시간을 지역구에서 보내고 있다. 그동안 못 가본 곳을 중심으로 다니고 있다. 새벽에는 운동하는 곳을 가고, 오전에는 동사무소나 구청, 은행 등 9시에 문을 여는 기관들을 돈다. 오후에는 시장이나 경로당을 방문하는 등 바쁘다. 이렇게 다녀도 ‘강창희는 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말이 나오니 난감할 때가 있다.”

한편 강 위원장은 5선 의원(11·12·14·15·16대) 출신으로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국회 통신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과학기술부 장관, 한나라당 최고위원(2002년과 2006년) 등을 역임했다. 시당 위원장만 지난 2002년과 2006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맡은 것이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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