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原乳)가격 인상 문제를 놓고 낙농농가들이 우유공급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한 가족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지역 유통업계가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가 3일 하루동안 우유업체에 원유 5200t을 공급하지 않고 집유거부 투쟁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구제역과 이상 기후로 이전부터 우유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오던 도내 대형할인마트와 중·소판매점 등은 다시 한번 '우유대란'이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일 한국낙농육우협회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전국 낙농가들이 원유가 인상 현실화를 요구하며 일시적으로 집유거부를 실시함에 따라 도내로 들어오는 원유 280t에 대해서도 공급이 중단된다.

이들은 사료 값 인상 등에 따른 목장 원유가 현실화를 위한 정부의 낙농회생 대책마련을 촉구, 이 같은 수용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납유 거부 등 지속적인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전부터 우유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도내 유통업계에서는 자칫 이번 사태가 길어지지 않을까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여름 방학시즌을 맞아 일반 가정에서의 우유 소비량이 급증한 가운데 우유공급 부족으로 인한 판매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주요 대형할인점과 동네 중·소할인점까지 판매용 우유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마트 청주점에서는 오후 6시 이후로 우유 판매대에서 우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전부터 워낙 줄어든 우유 수급량에 소비자들의 수요는 늘면서 보유물량이 바닥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유를 대체할 식품도 마땅치 않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다른 매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롯데마트 상당점의 경우 오후 시간대 유제품 진열대에 안내 문구를 설치하고, 원유 수급 부족으로 인한 판매 차질에 따른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다. 이 같은 우유부족 현상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 여파로 기존 원유 생산량이 10~15% 감소한 데다 여름철이면 식욕이 떨어지는 젖소들의 원유 생산량이 평소보다 5~10%가량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업계관계자는 분석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이번 낙농유우협회의 집유거부 투쟁까지 발생하면서 유통업계의 근심은 더 늘게 됐다.

이마트 청주점 관계자는 "이전부터 업체에 우유 100개를 주문하더라도 70%가량밖에 공급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었다”며 "일시적 중단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사태로 인한 우유제품 판매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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