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그늘이 확산되면서 연초부터 지역 내 점집들이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반 산업체는 물론 공기업까지 구조조정으로 신규 채용이 줄거나 기존 인력들을 줄이는 추세여서 직장을 찾거나 새로운 직장으로 떠나려는 젊은이부터 이성문제, 육아 등 개인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본보 취재진은 대전 보문산 일대 점집촌과 중구 지하상가 내 타로점집 등을 찾았다.

보문산 입구에 위치한 A 점집은 연초부터 점을 보러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에서 만난 역술인 B 씨는 "원래 연초에는 사주나 운세를 보러 오는 손님들이 많지만 최근에는 20~30명 정도 늘었다"며 "자식이 졸업을 앞두고 있는 어머니들이나 취업준비중인 젊은이들이 취업과 관련한 점을 보러 온다"고 말했다.

역술인 C 씨도 "예전에는 사업운이나 결혼운 등을 보러 오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취업과 관련해 운세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존 점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지하상가 및 대형유통업체 내 입점한 타로점집들과 함께 인터넷 운세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20~30대 여성들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진로문제 등 현실적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이들 점집으로 가는 횟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전 중구 은행동 지하상가에서 3년째 타로점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 씨는 "지난 2007년 하루 평균 50~60명의 손님들이 방문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두 배 이상 손님이 늘었다"며 "가장 많은 문의는 취업과 진로문제에서 이성문제, 부부갈등 등 주로 심리적 불안감을 점을 통해 해소하려는 경향이 맞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동 지하상가 내 타로점집은 지난 2005년 1곳에서 지난해부터 급증해 현재 모두 10곳으로 늘어나는 등 불황을 겪고 있는 타 업종에 비해 대조적이다.

여기에 무방문, 가격 저렴 등의 이유로 인터넷 점을 치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운세를 보거나 역술가의 온라인 상담을 보는 회원들이 평소에 비해 2~3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보문산 입구에서 점집을 하고 있는 K 씨는 "점집을 찾는 이유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보다는 외부에서 위안을 찾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듣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박진환·천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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