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지방을 강타한 물폭탄의 여파로 채소 값이 크게 오른 가운데 1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방서동 농협청주하나로클럽을 찾은 한 시민이 오이를 들어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중부지방을 강타한 물 폭탄 여파로 주요 채소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등 식탁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장마가 지났음에도 집중호우가 계속 이어지면서 배추와 무 등 일부 채소들의 반입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채소값이 일제히 상승하는 등 '채소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1일 농협청주하나로클럽과 농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배추(1포기) 가격은 3980원으로, 폭우가 쏟아지기 전인 2주전(2580원)보다 무려 54.2%(1400원) 급증하면서 채소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무(1개)는 같은 기간 1480원에서 2500원으로 68.9% 상승했다. 양파(1.5㎏/망)는 1300원→1980원, 대파(1단)는 900원→1380원, 청상추(200g) 2680원→3380원으로 각각 가격이 올랐다.

또 농산물유통공사가 집계한 청주지역 평균 배추(1포기) 소매가격도 평년(2343원)보다 무려 69.8%(1637원)나 오른 3980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배추를 비롯한 열무와 부추, 상추의 주 생산지인 중부지역 일대가 이번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대부분 침수돼 채소가격 인상을 부추긴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게다가 이달 말까지 늦장마와 태풍 소식 등으로 기상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가을 겪은 배추파동이 재연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집중호우로 어업활동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수산물 값도 상승해 서민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참굴비(10마리)는 최근 27만 원대에 거래되며 지난 26일(24만 원대)에 비해 12.5%(3만 원) 올랐다.

주부 김모(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씨는 "배추와 애호박 등 주요 채소 값이 하루아침에 2~3배 이상 올라 놀랐다”며 “게다가 가격은 오른 반면 상품 질은 더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채소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청주시내 일부 식당업계는 '기본반찬 줄이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배추대란'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가격이 오른 배추의 경우 깍두기나 열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청주시 우암동 M 음식점 업주는 "보통 재료 구입을 위해 새벽부터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다니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가격 변동이 심하다"며 "그렇다고 음식 값을 올릴 수는 없어 기본반찬 개수를 줄이고 있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청주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지속된 폭우로 중부지방에 주로 몰려있는 채소 산지에 침수피해 등이 집중되면서 산지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한 상태"라며 "이번 폭우로 인한 산지 피해가 너무 커 주요 채소 가격의 경우 평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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