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애완견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충북 도내에서 한 해 동안 발견되는 유기견 10마리 중 3~4마리가 7~9월 여름휴가철에 버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버려진 유기견 대부분은 주인에게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지자체는 유기견 관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주인에게 버림받은 뒤 발견된 유기견은 797마리로 이 중 240마리가 7~9월 여름휴가철에 신고됐다. 이는 지난 2009년 여름휴가철에 발견된 유기견 198마리와 비교해 42마리 증가한 수치다.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천시는 지난 한 해 발견된 유기견 160마리 중 55마리가 여름휴가철에 버려졌고 지난 2009년 여름휴가철 44마리와 비교해서도 11마리가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도내 주요 지자체에 신고돼 보호되고 있는 유기견은 청주시가 609마리, 제천시 43마리, 충주시 175마리로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이 되면 유기견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매년 여름휴가철마다 유기견 발견이 증가하고 있지만, 버려진 유기견 대부분이 정작 주인에게 되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실제 지난해 청주시에서 여름휴가철에 발견된 유기견 240마리 중 주인에게 인계된 수는 고작 33마리에 불과했다. 제천시는 55마리 중 단 한 마리조차 주인에게 되돌아가지 못했다. 이는 대부분 유기견이 주인에게 되돌아가지 못하고 지자체의 보호센터 등에서 보호받다 안락사 되거나 폐사하는 등 안타까운 죽음을 맞고 있다는 뜻이다.

여름휴가철 유기견이 증가하면서 매년 지자체에서 유기견을 관리하기 위한 소요예산도 늘고 있다.

지난 2007년 6500여만 원이었던 청주시의 유기견 보호 소요예산은 지난 2008년 7700여만 원, 지난 2009년에는 9600여만 원으로 매년 증가했고 지난해는 1억 500여만 원으로 늘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휴가철 유독 유기견이 증가하는 이유는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애완견 관리 자체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애완견을 길거리에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올해도 버려진 개들이 무리를 지어다니면서 민원이 발생하는 8월 말경부터는 그 숫자가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