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는 대전 대덕구 송촌생활체육공원의 대기오염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지역의 한 환경단체가 대기오염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나 관할구청은 왜곡된 기준을 내세우며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어 주민건강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31일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덕구의회 의원 등에 따르면 최근 송촌체육공원 일대에 대한 대기오염도 조사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88~1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인 50㎍/㎥에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환경부 기준치(100㎍/㎥)에 육박하거나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산화질소 농도는 0.042~0.043PPM로 환경부 기준치(0.060PPM)보다는 낮지만, WHO 기준인 0.040PPM을 넘어서는 등 일반적인 주택가나 공원 등의 측정 수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주민건강을 위한 지적에도 불구, 대덕구는 대책마련 보다는 환경관리공단에 의뢰한 자체 조사 결과를 왜곡 발표해 오히려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일관해 환경단체의 적잖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 대덕구는 인근지역의 도시 숲 조성 등을 통해 더 나은 대기환경을 약속했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일부 대덕구의원들은 송촌체육공원이 결국 주민을 위한 시설보다는 ‘보여주기 식’ 행정의 산물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열악한 재정여건에도 불구, 체육공원 조성을 위해 무리하게 지방채까지 발행해 10억 원에 가까운 이자가 발생하는 등 예산을 낭비했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대덕구의회의 한 의원은 “진정으로 주민 건강을 위한 시설이었다면 예산투입을 최소화하고 대기오염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녹지공원을 조성했어야 한다”며 “환경기준은 우리나라가 개발붐이 일었던 시기에 만들어진 기준으로 주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WHO의 기준과 비교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도 “대덕구가 큰 도로변에서 측정한 수치와 단순 비교해 안전하다고 말하는 데 어떻게 여건이 다른 공원을 도로변과 같은 환경으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어처구니없는 발상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도 주민을 위한 환경 개선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마련을 묻는 질문에 대덕구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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