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 대표 고질민원 중 하나인 청주산업단지 내 악취문제가 최근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에선 여름 휴가철과 국지성 호우가 빈번한 날씨 등을 핑계로 산단 입주업체들의 악취관리가 소홀해진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8일 청주산단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새 흥덕구 청주산단 입주업체가 밀집된 흥덕로 주변 일대에서 동물의 모발을 태우는 듯한 역겨운 냄새가 밤낮으로 진동해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고충을 겪고 있다. 특히 밤 시간대 저기압이 형성될 때나 바람의 방향이 산단에서 주거단지 방향으로 불 때는 비위가 약한 사람의 경우 헛구역질이 날 정도라는 게 지역주민들의 전언이다.

그동안 청주산단내 악취문제는 산단 조성 이후 줄곧 제기돼 왔으며, 최근 몇 년 새는 인근지역 개발로 주거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집단민원으로 번졌다. 다만 지난해 청주시가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산단 입주업체들이 공정개선 및 시설점검을 통한 악취저감 활동에 나서면서 악취민원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에 관리감독 기관인 시는 이번 악취 재발을 두고 최근 이어진 국지성 호우로 인한 저기압대 형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악취발생 우려가 높은 긴 장마철도 별 탈 없이 지냈는데 최근 이어진 국지성 호우 때문이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악취민원이 잦아들자 악취관리에 조금씩 소홀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인근주민 이모(49) 씨는 "지난해 시와 업체들이 악취저감에 나선 이후 실제 냄새가 현격히 줄어든 것을 보면 산단내 악취문제가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부분은 아니라고 여겨진다"며 "무조건 날씨 탓으로 치부하지 말고 또다른 원인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다른 주민 박모(38) 씨는 "현재 진행중인 옛 대농지구 택지개발공사가 완료되면 이 일대에만 5000세대가 넘은 가구가 거주하게 될 텐데 악취문제가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시와 입주업체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인근 지역 업체들을 대상으로 악취배출 검사를 벌이고 있지만 모두 허용기준치 내의 결과를 나오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날씨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도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수시로 악취배출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입주업체들을 대상으로 대기환경 개선을 지속 권고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창해 기자 wide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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