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에 대한 충청출신 인사 임명안이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돼 향후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관련기사 4면

특히 충청출신의 지명직 최고위원 방안이 제시되면서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2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정우택 전 충북도지사와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명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최고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김기현 대변인은 이날 오전 회의가 끝난 직후 브리핑에서 “홍준표 대표는 충청권 인사 2명을 지명하고, 호남은 호남대책위원장을 별도로 둬 최고위에 참석토록 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최고위원 사이에서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아 이 문제를 차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표를 받을 수 있는 충청권에 집중하자며 충청출신 두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에 지명하자고 제안했다.

홍 대표의 제안은 그동안 한나라당 약세지역인 호남권과 각각 1명씩 배려했던 관례를 깬 것이다. 이에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최고위원들도 모두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은 홍 대표의 방안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고위원들은 ‘호남무시 인사’라고 반발하며 일각에서는 저지움직임까지 보이면서 홍 대표의 충청출신 두 명의 인사에 대한 지명직 최고위원 방안 관철이 난항에 빠졌다.

홍 대표가 관례를 깨고 충청권 인사에 두 자리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내주고자 하는 것은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방안으로 볼 때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 충청권 올인 플랜을 물밑에서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남지역과 최고위원 등 당내의 반발을 무마하고 자신의 방안을 관철시킬지는 미지수다. 당내 반발을 무마시키지 못하면 두 명의 충청출신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 홍 대표가 한 발짝 물러나 관례대로 충청과 호남출신을 각각 1명 임명할 경우 정 전 지사와 홍 사장 누가 낙점될 지 관심사다.

정 전 지사는 제15대와 제16대 자민련 국회의원(진천·음성)을 지냈고,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쳐 충북도지사를 역임했다. 정 전 지사는 친박계이지만 색깔이 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사장은 충청권의 대표적 친이(친이명박)계로 제17대 국회의원(홍성·예산)을 지냈다.

홍 대표는 여름휴가 기간인 다음 달 초 한 주 동안 숙고한 뒤 다음 달 8일 이후 재협의할 계획이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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