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 나방 등 해충을 잡아먹는 박쥐의 개체수 증식을 통해 농약 사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충남발전연구원 정옥식 책임연구원은 충남리포트 56호에 게재된 ‘박쥐 복원의 필요성과 방안’이란 논문을 통해 "최근 중국 매미의 대량 발생, 말라리아 환자 급증 등 환경의 변화와 생태계 불균형으로 인해 다양한 질병과 농작물 병충해를 유발하는 해충이 증가하고 있다"며 "박쥐는 일반적으로 하룻밤에 모기나 나방 등 3000여 마리의 해충을 잡아먹고, '구아노'라는 배설물을 통해 생태계 에너지원을 제공하는 만큼 역할이 재조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농작물 재배 면적은 매년 감소하지만 농약 출하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단위 면적당 농약사용량은 OECD국가 중 1위, 전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농약사용량의 증가는 생물종다양성의 감소와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의 감소, 농약 중독에 의한 사망 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충 대부분이 야행성인 만큼 박쥐 복원사업을 통해 △농약 사용량 감소 △생태계 해충 제어 시스템 회복 △생물다양성 확보 등의 효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박쥐 복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박쥐 복원을 위해 서식지의 안정된 공간 확보와 보호, 박쥐의 서식지 고립을 막기 위한 잠자리와 서식지 간 생울타리 등 통로 마련, 농약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