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온상승으로 벌들의 활동시기가 빨라지면서 벌에 쏘이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철 벌집제거 요청건수가 집중되는 등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5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벌떼나 벌집 제거 구조출동 건수는 6월말까지 81건에 불과했으나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119건으로 크게 늘었다. 또 2008년 780건이던 것이 2009년 1599건에서 지난해 1571건으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충남지역 역시 2008년 2806건이던 벌집관련 출동건수가 2009년에는 3865건, 지난해 3104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으며 올 들어 현재까지 238건이 신고된 상태다.
이처럼 매년 벌떼가 기승을 부리면서 벌에 쏘이는 사고도 크게 늘어 충남의 경우 2009년 63명, 지난해 298명, 올해 21명이 벌에 쏘여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24일 오후 5시경에도 충남 예산군 삽교읍 세심천 인근에서 등산객 A(58) 씨가 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A 씨는 인근 수암산을 걸어 내려가다 벌에 쏘인 뒤 오한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등산로 입구에서 쓰러져 심폐소생술과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45분경에는 경기 의정부에서 60대 등산객이 벌에 쏘여 사망했고, 지난 22일 경기 파주에서도 30대 남성이 에어컨 실외기 수리 중 벌에 쏘인 뒤 숨졌다.
벌의 출현은 6~7월경부터 서서히 증가하다 8~9월에 급증하고, 10월부터 점차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 여파로 기온이 상승하고, 이에 따른 말벌 등의 생육기간이 짧아지면서 벌떼 출현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벌 쏘임 사고가 증가하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벌 쏘임 안전수칙 및 응급조치 요령을 내놨다.
먼저 말벌들은 공격성이 강하고 자기 집을 지키려는 본능이 강해 벌집 가까이 접근하지 않도록 하고, 밝은 옷과 향수 등 강한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을 피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는 손톱이나 핀셋이 아닌 신용카드 등을 이용, 피부를 밀어 침을 빼내야 하고 침을 빼낸 후에는 비눗물로 깨끗하게 씻고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요즘 발생하는 벌집은 특정지역을 가리지 않고 주택가, 상가, 공원, 학교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며 “위협을 느낀다고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