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철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신임감독이 23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감독 데뷔전에서 후반 3분 조홍규가 헤딩으로 선취골을 성공시키자 선수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대전의 새로운 선봉, 유상철(40) 감독이 프로 사령탑 데뷔전서 귀중한 1승을 따냈다.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19라운드’에서 대전은 조홍규의 헤딩골에 힙입어 강원을 1-0으로 제압했다.

대전은 이날 승리로 18경기 연속 무승(6무 12패)에서 탈출했고, 성남(승점 16점)을 끌어 내리고 14위(승점 18점)로 올라섰다.

◆대전, 승리 ‘갈증’ 해소

전반 초반 대전은 강원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선수들 간 호흡은 맞지 않았고, 최전방 박성호가 고립되면서 골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37분 김성준의 패스를 이어받은 박성호가 골망을 갈랐지만 파울 판정으로 골은 무효처리 됐다.

그러나 후반들어 유 감독이 강조했던 짧은 패스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강원 진영을 조금씩 점령해 나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후반 3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성호의 ‘헤딩슛 볼’이 강원 골키퍼 유현의 선방으로 골문 앞에 떨어지자 조홍규가 재차 머리로 밀어 넣으며,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강원은 장신 공격수 서동현을 투입,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최은성의 선방에 번번히 막히며 만회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대전은 조홍규의 결승골을 경기 종료까지 지켜낸 끝에, 결국 지역팬들에게 값진 1승을 선사했다.

◆‘유상철 효과 봤다’

이날 경기는 유 감독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유 감독을 응원하는 ‘카드섹션’까지 등장하는 등 관중몰이에 성공했고, 선수들의 몸놀림도 이전 경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특히 유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체력소모를 줄이는 등 효율적인 전술과 공격·수비진의 간격 유지를 강조했고, 후반들어 대전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또 후반 9분 박은호를 빼고 올 시즌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던 고대우를 투입하는 등 유 감독의 과감한 지략이 돋보였다.

경기 전 유 감독은 감독 데뷔전에 대해 “긴장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최하위 강원과의 일전에서 혹여 패하지 않을까, 부담이 된다고 했다.

유 감독은 “선수로 활약할때가 더 많이 긴장됐다”며 “경험 상 감독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

감독이 그래서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기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회복됐으면 한다.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자세가 바뀌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를 마친 뒤 유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선수들의 달라진 모습을 확인했고, 가능성을 봤다”며 “다음경기에서도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고 말했다.

◆최은성, 유 감독 데뷔전 승리 ‘일등공신’

유 감독 데뷔전 승리의 일등공신은 그야말로 최은성이다.

강원의 파상공세에 이은 결정적 골 기회를 몸을 날려 막아냈고, 경기내내 후배 선수들을 독려했다.

최은성은 경기 후 “최근 두 경기에서 14골을 실점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며 “꼭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의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의 수장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많은 것 같다”며 “어려서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던 유 감독의 부임으로 후배 선수들이 정신을 재무장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휴식기, 짧지만 굵게

내주 K리그는 올스타전 취소와 함께 달콤한 휴식기에 들어간다. 유 감독에게는 좋은 기회다.

더군다나 유 감독이 부임 후 사흘만에 전술적인 구성에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때, 2주일 간의 휴식기 훈련으로 또 다른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다.

또 왕선재 전 감독의 신임을 받았던 중국인 용병 백자건 대신 올 시즌 출장기회를 얻지 못했던 고대우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선수 기용, 전술면 등에 있어 다양한 묘책을 강구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유 감독은 “강원전의 경기력은 30% 기대수준 밖에 되지 못했다”며 “휴식기 1주일 동안 전술적인 면은 물론 수비위치 및 미드필더를 보완하는 등 스타급 플레이어가 없는 만큼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하도록 하겠다. 또 구단과 협의해 새로운 선수영입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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