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총수 및 CEO들의 여름휴가는 과연 TV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호화스럽고 안락한 모습일까?

최근 직장인들이 저마다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며 들떠있는 것처럼 지역 경제계 대표들 역시 화려한 휴가를 구상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모두 ‘NO’다.

예상과는 달리 지역 경제계 대표들의 대부분은 올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사업 구상 및 신상품 개발에 몰두할 예정이다.

지역 경제를 이끄는 대표들이 예년과 다르게 이번 여름휴가를 반납한 이유는 최근 국내경기가 어려운 데다 기업들의 영원한 화두인 ‘내실 경영’ 달성을 위해서는 휴가를 떠날 시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잦은 출장과 대외활동으로 휴가를 생각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지역 경제인들의 한 목소리다.

이에 따라 주말을 이용한 짧은 가족여행을 구상 중이거나 출장을 휴가처럼 생각하겠다는 경제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업구상 및 신상품 개발이 우선, 휴가는 없다

박도봉 동양강철 그룹회장은 당초 이달 말 또는 내달 첫째 주에 휴가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현재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상품 개발이 시급했고, 내년도 수출물량 확보에 박차를 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휴가 반납’을 결정했다.

박 회장은 올 여름 동안 회사에 남아 신상품 개발과 해외 수출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송인섭 진미식품 회장 역시 올해에는 아예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낙 경기가 어려워 현 시점에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회장이 휴가를 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경제인포럼에 참석 중인 송 회장은 대전에 돌아오는대로 임원진들과 함께 하반기 및 내년도 계획을 설정하는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휴가 대신 가족여행으로 짧은 휴식을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해외도 다녀오고 휴식도 취했지만 올해는 오너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회사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올 초 대내외에 ‘근검절약’을 공표한 만큼 요란한 휴가보다는 조용한 휴식을 통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이 명예회장은 오는 30~31일 여름휴가를 겸한 짧은 가족여행으로 속리산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나에겐 출장이 곧 휴가다

정성욱 금성백조 회장은 오는 27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 포럼 출장이 곧 휴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현재 어려운 건설업 경기를 이겨내기 위한 정보를 얻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들어가며 업무구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상권 ㈜신우산업 대표(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는 21일 현재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포럼에 참석 중이다.

대외활동이 많아 특별한 휴가 계획을 잡기도 어렵다는 최 대표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한 만큼 이번 포럼을 휴가라 여기고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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