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민간협의체인 '청원·청주통합군민협의회'(이하 군민협)의 제2차 정기회의가 위원들간 입장차로 위원장이 중도 퇴장하는 등 파행 운영됐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청원지역의 한 민간단체로부터 '청원시 승격에 관한 의견서'가 정식 제출되면서 통합분위기 조성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군민협은 19일 청주시 지북동 협의회 사무실에서 제2차 정기회의를 갖고 통합 창원시 견학 등 결과 보고와 수도권전철 천안~청주공항간 직선노선 유치 등 2건에 대한 안건 심의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8명 정도의 위원이 참석한 이날 회의 도중 위원장과 위원 사이에 의견충돌이 일어나면서 위원장이 돌연 회의장을 퇴장하는 등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발단은 남기용 사무국장의 사회로 창원시 견학과 대전에서 열린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 참석 등에 대한 결과 발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이 회의 진행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한 위원이 "그동안 4차례 걸쳐 회의가 진행됐지만 특정 사안에 대한 토의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회의 진행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자 곳곳에서 회의 결과에 대한 청주시 수용여부 방법 등을 거론하며 위원들간 고성이 오갔다. 이에 회의를 주재한 이수한 위원장이 "구체적인 토의 주제를 선정하고 여기서 결과를 도출한 뒤 시의원들을 초청해 회의를 갖자"고 중재안을 내놨지만 일부 위원이 위원장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며 인신 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이 위원장이 "위원장을 못하겠다"며 회의장을 퇴장하면서 이번 정기회의는 부위원장 주재로 위원 각자의 의견 제시 수준에서 급마무리됐다. 이처럼 통합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할 군민협이 내부갈등으로 파행을 빚자 우려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이날 회의에서는 '청원미래발전협의회'(회장 최병우)로부터 양 시·군 통합 논의에 앞서 청원시 승격문제를 우선 논의해야한다는 '청원시 승격에 관한 의견서'가 제출되면서 이같은 우려감을 더했다.

미래발전협은 "군민이 우려하는 흡수통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동일한 조건에서 통합논의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위원들은 "청주시가 군의 각종 요구사항을 묵살하고 무리한 통합을 추진할 수 있어 이를 대비해 시 승격을 생각해야 한다"며 일부 공감의 뜻을 숨김없이 내비쳤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다수 여론은 통합의 장·단점을 알리고 군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역할을 수행해야할 군민협이 출범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내부갈등에 삐걱거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지역인사는 "통합분위기 조성에 앞장 서야할 군민협이 내부갈등도 모자라 이미 현실과 멀어진 청원시승격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은 양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해 모든 주민들이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고 군민협이 그 선봉에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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