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충북도당 차기 도당위원장의 합의추대가 불발로 그치게 된 배경은 뭘까?
충북도당은 지난 18일 윤경식 도당위원장 주재로 당협위원장 간담회를 열어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방식 등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 위원장들은 청주의 한 식당에 모여 내년 4·11총선을 진두지휘할 차기 도당 위원장 선출문제를 놓고 2시간 넘도록 의견을 개진했다.
도당 등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는 윤진식(충주시 당협위원장) 국회의원과 경대수 증평·진천·괴산·음성군 당협위원장 중 1명을 ‘합의추대’하느냐, 공모를 통한 ‘경선’을 진행하느냐를 놓고 참석자간 이견을 보였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는 중량감 있는 인사에게 도당위원장을 맡겨 당의 안정과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는 산업자원부 장관과 대통령 정책실장 등을 거쳐 현직 국회의원 신분인 윤 의원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까지 가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이 확실한 뜻을 밝히지 못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윤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의 당선이 가장 큰 목표다보니 도당위원장 자리가 자칫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선거운동에 주력할 경우 도당에 큰 보탬이 될 수 없다는 우려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 위원장은 ‘한번씩 돌아가며 하자’는 그간 당협위원장들과의 묵시적인 합의 등을 들어 도당위원장 자리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윤경식 도당위원장을 비롯한 대다수 당협위원장들은 '합의 추대'에 무게를 실었고, 일부 위원장들은 당헌당규에 따라 결정하자는 의견을 내면서 결국 19일 열린 도당 운영위원회에서 경선을 통해 선출하기로 했다.
도당은 이날 오전 운영위원회의를 열어 도당대회 대의원 592명을 선출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선관위원장은 황영호 청주시 부의장, 위원은 맹순자·장순경·박상인·박정희 의원 등이다.
도당은 20일 선관위 첫 회의를 한 뒤 21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복수의 당원이 출마신청할 경우 25일 도당운영위원회나 도당대회를 열어 차기 도당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윤진식 의원의 단독출마로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일 열린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윤경식 위원장이 “자칫 내부분열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경선만큼은 피하자”는 의견을 강력히 내비치면서 ‘윤진식 의원의 단독출마, 경대수 위원장의 출마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부를 결정하지 않았던 윤 의원도 이날 간담회가 끝날 무렵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직자는 “윤 의원이 단독출마하면 운영위원회를 열어 추대된 뒤 중앙당의 승인을 얻어 도당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서 “내부적으로 경선은 피하고 단독출마형태의 추대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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