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가 여야 간 대치로 파행되면서 향후 국정조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저축은행 국조특위는 19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조사 실시계획서 등을 의결하려고 했지만 야당의 불참으로 인한 정족수 부족으로 파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단독으로 회의를 소집했지만 자당 의원들 일부가 불참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회의를 거부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위원장은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 협상이 지연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고 전혀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조특위 지연으로 인한) 국민 분노가 국회로 쏠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위원장으로서 이 사태를 방치할 수 없고 하루빨리 국조특위가 정상화돼야 한다”면서 “오늘까지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회의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목요일(21일)에는 회의를 열어 국조 실시계획서를 채택할 것”이라고 강행방침을 시사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국조가 정상화되려면 우선 증인채택이 일괄 타결돼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이 원칙에 반해 일방적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려 한다면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요구한 자당 소속 의원들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의 증인 채택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간사인 차명진 의원은 “지금 야당쪽에서 나와달라고 하는 증인은 고문변호사를 했거나 밥을 함께 먹었을 뿐”이라면서 “‘카더라’식의 가공 증인을 내세워 정치공방을 벌이는 것에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소속 특위위원인 임영호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야당의 의사를 무시한 여당의 일방적인 의사일정은 원천적으로 무효”라면서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참석하지 못함에 따라 의결정족수도 채우지 못했다. 집안단속도 못하는 한나라당은 여당으로서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임 의원은 이어 “한나라·민주 양당은 서로의 정치적 유불리만을 고집하는 편협한 태도를 버리지 못함으로써 국정조사 특위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다”면서 “국정조사 특위가 계속해서 이런 방향으로 간다면 더 이상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존재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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