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자치단체들이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조례를 제정하는데다 각종 관급공사를 분할발주해 지역건설산업 발전에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건설업체들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지방계약법상 자치단체들이 종합공사는 100억 원 미만, 전문공사는 7억 원 미만으로 지역제한입찰을 하도록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면서 가능한 지역업체 참여를 위해 분할발주를 하도록 하고 있다.

공동도급도 지역건설업체 참여비율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참여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발주자가 반드시 이행하지는 않고 있어 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LH(한국토지주태공사)의 단지개발 관련 공사는 업무 연관성을 위한 성격상 분할발주가 어렵다는 이유로 본사 차원에서 최저입찰제 등을 적용해 전국입찰을 하면서 지역업체들이 대형공사에서 잇따라 배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수주에 목말라 있는 지역 건설업체들은 공사수주를 위해서라면 무리하게 최저입찰을 통해 여러 개의 공사를 수주하면서 결국 폐업이나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공사물량 감소에 따른 수주 부진과 공사대금 지연지급, 저가하도급 등 고질적 하도급 부조리에 따른 유동성 악화가 업체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연면적 1만㎡ 이상의 민간 대형건축공사장 17곳과 LH 시행 공사 6곳 등 모두 23곳에 대해 ‘찾아가는 현장지도’ 점검을 벌인 결과, 민간공사와 LH의 지역업체 참여율은 각각 52.48%와 41.29%로 집계됐다.

조사결과 참여율 50% 이상의 우수 현장은 14곳, 보통 현장(참여율 30~50% 미만)은 6곳, 저조한 현장(참여율 30% 미만)은 3개소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역업체 참여율이 가장 저조한 현장은 신안종합건설이 시공하는 유성구 도안신도시 8블록 신안인스빌 리베라아파트 공사현장으로 지역업체 참여비율이 21.12%에 그쳤다.

또 시공사가 한화건설인 서구 둔산동 대한생명 둔산사옥 현장은 28.74%만 지역업체가 공사에 참여했다.

LH가 시행하고 진흥기업·STX건설이 공동 시행하는 중구 선화동 380번지 일원 주건환경개선사업도 지역업체 참여가 25.70% 수준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에다 지역 중견건설사와 외지업체까지 가세해 지역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서울 등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수도권업체를 입찰에 합류시키면서 업계는 일명 ‘가격 후려치기’ 등의 과당경쟁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업체들이 과거와는 달리 기술력과 자본력이 좋은데도 저가 하도급 공사수주가 늘면서 갈수록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며 “대형건설사들이 무조건 하도급업체들에게 최저가 입찰만을 고집하지 말고 제값을 받고 공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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