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벌어지는 대형공사 현장에 지역건설업체와 지역의 건설자재, 장비가 없다?’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지역 중소건설업체들의 볼멘소리다.
전국적으로 건설공사 발주량이 해마다 줄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수주업체들이 외지업체에 공사 몰아주기를 하면서 지역 중소건설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충청지역은 세종시 건설과 함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기능지구 선점이라는 대어를 낚게 되면서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각종 건설공사에서 지역업체들이 잇달아 배제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3회에 걸쳐 건설업계에 지역업체 참여가 저조한 원인과 문제점, 실태를 파악해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역 건설경기 회복 및 지역업체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대책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대형 건설사들이 민간 대형건축공사장 등에서 지역업체 참여를 꺼리는 것은 사실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자체와 전문건설협회 등이 수시로 공사현장을 방문하는 등 ‘찾아가는 현장지도’를 벌이고 있지만 지역 건설경기를 활성화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일부 자치단체와 공기업 등에서 발주하는 관급공사 역시 담당자들조차 말로는 지역업체가 당연히 발주공사를 수주해야 된다고는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단골 하도급업체들이 공사를 맡아주길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에서 시행하는 각종 사업 등을 턴키(일괄시공)입찰로 통합 발주하면서 지역 업체들이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분리발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턴키공사를 통해 대기업간 경쟁구도로 바뀌게 되면서 다양하고 오랜 경험을 가진 대형 건설사는 자신들이 믿고 맡기는 기존 하도급업체들과 손을 잡을 게 불 보듯 뻔하고 공사가 끝날 때까지 도산 위험률이나 큰 문제도 비교적 적다. 하지만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지역업체가 공사를 맡을 경우 최저가입찰제 등을 통해 오히려 적자가 나거나 업체의 연쇄부도로 이어지면서 발주 담당자들이 살얼음을 걷는 느낌처럼 말 그대로 ‘좌불안석’이다.

게다가 세종시 건설에 기대를 모았지만 4대강 사업의 지역업체 원도급 평균 비율은 40%를 웃돌고 있는 반면 세종시 건설사업 지역업체 원도급 비율은 20% 수준에 그쳐 충청권 건설사들의 세종시 건설사업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세종시 건설공사는 물론 도안신도시 개발 등 굵직한 공사에서도 지역업체는 외면당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건설업계의 성장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업계는 지역 업체들이 지역건설업체를 외면한다고 마냥 원성만 할 게 아니라 자기 자본력과 기술력, 경험 등을 풍부히 쌓아서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타지역에 소재한 건설업체가 공사를 수주하는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지역업체들의 참여 저조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과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등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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