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초복이면 호황을 누리던 삼계탕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초복을 앞두고 전국을 강타한 장마와 널뛰기 하는 높은 물가에 삼계탕 초복 대목이 실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13일 충북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청주 시내 삼계탕 전문점 혹은 프랜차이즈 삼계탕집의 삼계탕 가격이 적게는 1000원부터 많게는 3000원까지 올랐다. 이로 인해 삼계탕 한 그릇에 1만 1000∼2만 3000원대까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삼계탕은 건강식재료를 첨가하지 않은 채로 요리한 일반 삼계탕으로 1만 1000원대다.
하지만 보통 고객들은 한방이나 옻, 들깨 등이 들어간 삼계탕을 주로 주문하는 편으로, 이들 삼계탕 가격은 1만 4000∼1만 6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와 함께 전복이나 산삼 등을 넣은 프리미엄급 삼계탕은 무려 2만 5000원까지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삼계탕에 들어가는 식재료 값 상승에 유난히 긴 장마까지 겹치면서 초복 대목 매출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년중 가장 덥다고 해서 '초복'이라지만 올해는 장마 기간에 걸쳐있어 삼계탕을 먹으려는 사람들이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복을 전후한 3~4일이 업계에서는 대목으로 고객 응대에 차질이 없도록 물량을 더 확보하는 등 판매 전략을 세우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업계가 평소 수준 물량만을 유지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위치한 K 삼계탕은 매년 초복마다 하루 1500마리 이상의 닭고기를 소비했지만, 이번 초복은 판매율이 평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1000마리로 물량을 줄였다. 게다가 삼계탕에 들어가는 엄나무와 황기, 헛개나무 등 식재료 값 상승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이달 1일부터 일반 삼계탕 가격도 1000원 올리면서 혹여 고객들의 발길이 끊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K 삼계탕 업주는 "일년중 보통 초복을 전후한 3~4일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올해의 경우 매출이 평년의 6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요즘 외식업계 가격인상에 대해 말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서도 인건비와 식자재비 인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