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 피해가 속출한 11일 대전시 중구 대사동의 한 빌라에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와 나무들이 3층 연립주택을 덮쳐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지난 주말과 휴일 3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대전의 수해지역 곳곳은 한마디로 물폭탄을 맞은 폐허나 다름없었다.

쉴 새 없이 내린 비로 축대가 붕괴해 쏟아진 토사가 빌라 14세대를 덮쳤고, 하천 곳곳이 물에 잠겨 예전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11일 오전 대전 보문산 인근 대사동의 한 빌라는 뒷산에서 무너져 내린 토사로 건물 절반 이상이 땅에 파묻힌 상태. 전날 오후 7시경 '꽝'하는 천둥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린 토사는 1층과 2층 세대 창문을 깨고 순식간에 집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특히 뿌리째 뽑힌 나무는 빌라 지붕을 덮쳐 토사가 무너져 내릴 당시 상황을 짐작케 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세대는 진흙이 허리 위까지 찰 정도로 심각했다.

한 주민은 “아이들과 거실에서 저녁 먹을 준비를 하는 데 찢을 듯한 소리와 함께 유리창을 깨고 순식간에 토사가 덮쳤다”면서 “황급히 대피를 해 다행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망연자실했다. 

   
 
이번 산사태로 피해를 본 이재민은 14세대에 25명으로 이들은 현재 인근 경로당과 찜질방에 머무르면서 언제 집으로 돌아갈지 기약없는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생채기는 그 뿐만이 아니다. 이날 오전 중구 침산동 뿌리공원 인근 하천 역시, 순식간에 -불어난 물로 상류 여울공사 현장에 쌓아 놓은 돌과 자갈이 떠내려와 깊이 3m 이상의 하천을 점령했다.

문제는 떠내려온 자갈과 돌이 오리배가 떠다니던 인근 수상 놀이시설 선착장을 덮치면서 적잖은 피해가 발생한 것.

선착장 주인 황 모 씨는 “여울 공사가 장마기간 전 마무리되지 않아 쌓여 있던 토사가 하류로 떠내려온 것”이라며 “부서진 선착장을 보수하는 것은 물론 하천 바닥에 쌓인 토사를 처리하는 데만 수개월이 소요돼 영업 손실까지 감안하면 피해는 수 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곳 뿐 아니라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대전 3대 하천 공사지역도 시민 편의를 위해 조성한 각종 시설물이 물에 잠기거나 유실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목척교 주변 천변공원 수변산책로에는 토사가 쌓여있거나 주변 잔디가 떨어져 나가 곳곳에 큰 물웅덩이를 만들었고, 돌을 쌓아 만든 다리는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

유성구와 서구 일대 갑천교 주변 역시 하천변에 심은 나무 20~30여 그루가 물에 잠긴 채 쓰러져 있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 최 모(61) 씨는 “수억 원씩 들여 만든 곳일 텐데 한순간에 폐허가 돼 버렸다”면서 “보수를 하려면 적잖은 돈이 들어갈 텐데 또 다시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 아닌가 싶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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