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의혹 등을 조사할 국회조사특위가 청문회 핵심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여야는 11일부터 13일까지 간사 협의를 거쳐 14일 전체회의에서 증인을 확정하고 15일부터 예비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여당인 한나라당은 과거 정권 인사와 야당 현역의원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하고 있고 민주당은 현 여권 실세를 증인대에 세우려고 하고 있어 증인 채택 논의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투자 프로젝트 관여 의혹), 박지원 전 원내대표(보해저축은행 구명 로비 의혹) 등 전·현직 원내대표를 증인으로 거론하고 있다. 여기에 강원저축은행 비리 검사과정에서 압력을 넣은 의혹이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문제 삼아 특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까지 증인 요청 명단에 올려놨다.
또 호남 출신 인맥이 포진한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투자 과정 등에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들이 관여됐다는 의혹 속에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들을 증인으로 요청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 부실사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무분별한 규제완화에그 뿌리가 있다는 논리에서 이헌재·진념 전 경제부총리, 노무현 정권에서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명단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현 정권 인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감사원장 시절 저축은행 감사 당시 “오만군데서 압력이 들어왔다”고 말한 김황식 국무총리와 삼화저축은행 감사를 지낸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구속) 등을 증인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우리금융지주의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둘러싼 특혜 의혹 등을 파헤치겠다며 전·현직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을 줄줄이 부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구속)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 씨와 부인 서향희 씨를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입장이어서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외에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부산저축은행 변호인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그리고 하복동 감사위원 등 저축은행 감사 당시 감사원 감사위원 전원을 포함해 총 40명 안팎의 증인을 불러세우겠다는 태세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