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유가폭등은 일단 일어나지 않았다.
정유4사의 유가 100원 할인행사가 끝난 7일 지역 주유소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오히려 내림세를 보였다. 운전자들은 당장 유가가 폭등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심하면서도, 가격 인상이 뻔한 만큼 그 시점이 언제가 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대전지역 주유소 판매가격은 휘발유가 전날보다 5.61원 낮아진 ℓ당 1924.13원을, 경유는 전날보다 5.07원 낮아진 ℓ당 1745.04원을 기록중이다.
충남지역 역시 휘발유가 ℓ당 1913.40원으로 전날보다 1.91원 떨어졌고, 경유는 ℓ당 1733.56원으로 1.84원 낮아졌다.
소비자들은 우려했던 ‘유가 폭탄’이 현실화 되지 않은 점에 대해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날 미처 주유를 하지 못했던 운전자들은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주유소의 입간판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가격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다 보니 운전자들 사이에서 인상 시점과 인상폭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 중 일부 가격이 환원될 것으로 예상돼, 행사종료 후 첫 가격인상폭이 향후 유가변동 추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주유소 판매가격 하락은 정유사들이 아직까지 여론에 부담을 느껴 공급가를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GS칼텍스가 공급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타 정유사들도 시장 상황을 보겠다는 입장을 표한 상황에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이로 인해 정유4사 중 1곳이 가격을 올릴 경우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아직까지는 할인된 공급가격으로 받아놓은 재고물량을 소진중이기 때문에 현재 재고 물량이 떨어지는 2~3일 후부터는 가격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할인행사 마지막 3일간 고객들이 대거 몰릴 것을 예상해 충분한 양을 받아놓은 상태로 아직 재고가 남아있어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2~3일 후 재고가 소진되면 비싸진 공급가로 제품을 받아야 해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세에서 이뤄질 국내 유가 인상이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 산정 기준인 싱가포르 현물시장 국제 휘발유 가격(옥탄가 92)은 지난 한 달 간 3.4%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1~2주 시차를 두고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이 국내 가격에 반영돼 왔던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지난달 말부터는 기름값이 떨어져야 했지만 정유사들이 오히려 상승한 가격을 책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유가가 큰 폭 상승할 경우 정유사와 주유소 모두 국민들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