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력을 과시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전지역 한 대학 교수가 주역으로 활동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시선을 끌고 마음을 사로잡은 세련된 홍보 디자인 작업을 맡아 '2전 3기'의 국민적 쾌거 달성에 큰 힘을 보탠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전대 디자인·에니메이션학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전공 김성학 교수(46). 김 교수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도전부터 이번까지 두 번 연속으로 유치전에 참여해 각종 홍보물 제작과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다.
IOC 위원들에게 전달되는 평창 유치의 당위성과 장점 등을 담은 홍보책자와 포스터 등 인쇄홍보물을 제작하고, 평가실사단의 현지 방문 시 도로 위에 세워진 선전간판 등의 디자인 작업을 수행한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IOC 위원 등으로 구성된 실사단이 평창을 찾았을 때 실사단이 이동하는 고속도로에 세워진 21개의 대형 선전간판 디자인을 맡아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등 동계올림픽 종목별로 국민적 염원을 담은 강렬한 이미지를 표현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김 교수가 유치전에 뛰어든 계기는 2014년 평창 유치위로부터 디자인 용역 업무를 의뢰받으면서부터다. 당시 유치위는 국내 굴지의 광고기획사와 작업을 진행했지만 손발이 맞지 않아 계약을 해지하고, 국내외 대기업들의 홍보 디자인 업무 경험이 풍부한 김 교수의 디자인팀에 의뢰를 하면서 참여하게 됐다.
김 교수는 3번째 도전 만에 성공한 이번 유치는 지난 2번의 실패가 밑거름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디자인 작업도 지난 두 번의 도전에서는 한국적인 이미지를 주로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처음부터 전반적인 기조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세밀하고 아기자기한 동양적인 감성코드를 내세웠지만 글로벌 감성과는 부합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하고 강렬한 직선적인 디자인을 채택하고 색상 선택부터 서양인의 기호를 철저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동계올림픽의 꽃인 피겨 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딸 만큼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자신감과 달라진 위상을 디자인에 반영한 것도 유치전 승리의 한 요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원대를 졸업하고 미국 프랫인스티튜드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전공했으며 지난 1999년부터 대전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