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대덕구 송촌생활체육공원내 테니스장이 전면 바닥보수 공사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6일 인부들이 테니스장 인조잔디를 걷고 모래를 치우고 있다. 조재근 기자  
 
대전시 대덕구 송촌생활체육공원 내 테니스장이 전면 바닥보수에 들어가면서 본보가 제기했던 부실공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테니스장 보수는 준공 2년여 만에 벌써 세 번째 실시되는 것으로 송촌생활체육공원 공사 관리와 감독을 맡았던 대덕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보수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A건설은 지난 6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약 5주 간 테니스장 전면 바닥보수 공사를 실시 중이다.

보수공사는 요철이 많은 바닥 때문에 불규칙 바운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테니스장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구민들의 서명운동과 청원, 대덕구의회 의원들의 잇단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구민들은 그동안 “비가 오면 테니스코트 사방으로 빗물이 배수돼야 하지만, 전체적인 기울기(구배)가 맞지 않아 한쪽으로만 물이 흐르고 고이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보수업체는 전체 5면의 테니스장 바닥 인조잔디를 모두 걷어내고 콘크리트 요철부분 보수와 배수로 신설·보완 공사를 실시 중이다.

그러나 테니스장 이용자들은 물론 시공업체 마저 보수공사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서 최초 설계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자칫 귀중한 세금으로 만들어진 생활체육공원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보수업체 관계자는 “이곳은 애초 설계부터 잘못됐다”고 문제점을 제기한 뒤 “비가 오면 사방으로 배수가 돼야하지만 이 코트는 한쪽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히 구민과 보수업체는 콘크리트 바닥과 인조잔디 사이에 채워져 있던 모래의 용도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통상 테니스장 조성 시 바닥을 콘크리트 타설한 경우 기계미장으로 바닥을 고르게 갈아낸 뒤 인조잔디를 시공하기 때문이다.

테니스코트 시공 전문가 A 씨는 “콘크리트 타설 시 바닥에 접착제를 발라 인조잔디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흙바닥에 인조잔디를 시공할 때 모래를 넣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A건설 관계자는 “당시 대덕구가 콘크리트 시공과 인조잔디 설치작업을 분리 발주했다”며 “막상 인조잔디를 걷고 나서야 모래가 투입된 것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수를 담당하는 업체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공사로 얻은 수익을 보수비용이 잠식·초과하는 상황이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보수공사를 추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건설 관계자는 “근본원인은 설계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대덕구는 그 당시 공사를 강행하고 이제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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