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심상훈은 한자가 가지는 낱말 혹은 글자의 함축적인 의미에 호기심을 느끼고, 이를 여러 작품들과 현실에 대입하는 참신한 역발상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드러내고 있다.

총 5편으로 구성된 본문은 각 8자씩 묶어 모두 40개의 글자를 하나하나 소개했다.

이 책의 가장 큰 텍스트는 공자의 논어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이며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으로, 저자는 논어에서 출발해 고전이라는 롤러코스트를 타고 과거와 현대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열린 사고를 통한 창의적 발상들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비난 논어 뿐만 아니라 사기, 도덕경 등 곳곳에 숨어있는 많은 고전들이 이 책의 큰 특징을 구성한다.

머리말에서 언급한 중국 문인열전에서 시작해 마지막에 등장하는 고전 예기에 이르기까지 약 120권에 이르는 목록들이 이를 반증한다.

저자의 독특한 해석들은 여러 곳에서 빛나는데, 특히 중국 최초의 농민반란을 주도했던 진승과 오광을 리더와 팔로워로 구분하거나, 선(善)이라는 글자와 마크 얼스의 허드이론을 연관지어내기도 하며, 노자와 로버트 프로스트를 길 위에서 만나게 하면서 공통된 주제를 엮어냈다. 또 글자가 갖는 함축적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설득력을 향상시켰다.

경영의 신이라 불렸던 동서양의 기업가들, 미국의 잭 웰치와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병철, 정주영 등은 물론이고, 노자와 장자를 비롯해 칸트와 니체, 유방과 항우, 한니발과 알렉산드로스, 김수영, 천양희 함민복 등 방대한 등장인물을 소개하며 독자로 하여금 지적 유희를 즐길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공부하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사 책의 말미에는 1016자에 이르는 한자의 순서별 색인과 인명과 경제용어 중심의 한글색인을 충실히 달았다.

무엇보다도 본문에서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한자그림이다.

표지를 수놓은 이 그림은 엄밀히 말해 글자처럼 보이는 그림이다.

이 책은 한자를 매개로 한 경영학, 인문학, 자기계발서이다.

연암 박지원은 늘그막에 因循故息 苟且彌縫(인순고식 구차미봉, 하던대로 따라하고 잠시의 편안함만 취하며, 구차하게 놀고 임시변통으로 때운다) 여덟 글자를 가지고 아들에게 천하만사가 이 여덟 글자로부터 잘못된다는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공자와 잡스를 잇다’는 八字(팔자)를 얻어 불행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인문경영서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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