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분원 유치를 선점했던 충북이 대구와의 경쟁에서 밀리면 입지 논란을 빚고 있는 다른 국책기관의 입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국립암센터 분원을 오송에 유치하기 위한 지역역량결집이 절실하다.
충북도는 지난 2009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결정 직후 국립암센터 분원 유치에 적극 나섰다. 도는 국립암센터 분원 유치를 위해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10만㎡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등 유치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대구시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인 지난 4월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립암센터 분원 입지 선정을 위해 충북 오송과 대구 신서지구 두 곳을 후보지로 놓고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나 후보지역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데다 용역기관의 주요인사들이 영남 출신들로 포진, 특정지역 밀어주기 의혹을 사고 있다.
이같이 국립암센터 분원 유치를 먼저 추진했던 충북이 뒤늦게 뛰어든 대구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면서 충북이 입지과정 투명성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오송첨복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중요한 시설인 점 외에도 오송에 반드시 유치돼야 하는 것은 대구에 내줄 경우 현재 입지 논란을 빚고 있는 오송 입지가 확정된 다른 국가시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송 입지가 확정된 국립노화연구원과 줄기세포재생연구센터에 대해 부산, 대구, 광주 등이 자신의 지역 유치를 주장하고 있다. 부산과 광주가 자신의 지역 입지를 주장하고 있는 국립노화연구원은 지난 2007년 보건복지부가 6대 보건의료 국책기관이 이전한 오송생명과학단지 건립을 확정, 부지까지 마련했다. 국립노화연구원은 현재 두 개의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 있어 사업추진이 답보상태다.
줄기세포재생연구센터는 대구가 정부에 대구첨복단지 내의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는 국립암센터에 이어 줄기세포재생연구센터까지 막강한 정치력을 앞세워 유치에 나서 첨복단지 조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충북을 자극하고 있다.
이들 국가연구기관이 다른 지역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립암센터를 내줄 경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립암센터 분원 오송 유치가 중요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분야의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국립암센터 분원 유치는 단순한 국가기관을 유치하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오송에 구축될 인프라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상황에 놓인 시점에서 국립암센터를 놓치면 다른 유치 기관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국립암센터 분원은 오송첨복단지 조성에 있어 필수적인 시설인 만큼 지역정치권이 초당적 차원에서 적극 대처하면서 지역주민의 역량 결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